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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피해자 주소 노출' 사고…"실수 아닌 살인 방조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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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스토킹 피해자 실거주지 가해자에 오발송
여성단체, "이사 비용 배상·소송 중 개인정보 노출 방지책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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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법원의 '실수'로 스토킹 피해자의 주소지가 가해자에게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인정보 노출로 폭력 피해자들이 살해되거나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일이 다수 발생하는 만큼,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여성의전화는 지난달 23일 대구지방법원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주소지를 노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5일 밝혔다. 피해자가 스토킹에 따른 잠정조치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법원이 가해자에게 발송할 잠정조치 결정문 속 가해자 주소지를 피해자의 실거주지로 오기입했다는 것이다.

단체에 따르면 피해자는 전남편인 가해자가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자택에 침입하고 칼부림을 하는 등 스토킹을 해와, 이혼 소송 등 서류에 기입될 주소지와 재판 서류를 실제로 받기 위한 실거주지를 분리해둔 상황이었다.

법원은 주소지를 오기입한 사실을 인지한 뒤 우편 발송 중지 조치에 나섰으나, 이미 서류 내용은 전남편인 가해자에게 문자로 발송된 채였다. 최근 거주지를 옮긴 피해자는 불안에 시달리며 아이와 함께 다시 이사할 집을 알아봐야 할 위기에 처했다.

단체는 가해자가 소송 서류 등으로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내 살해하는 사건이 전국적으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당 사건을 '생명과 삶을 무너뜨린 사고'로 규정했다.

앞서 지난 8월 경기 용인에서는 30대 남성 김모씨가 자신을 성범죄로 경찰에 신고한 30대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피해자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된 김씨는 피해자 주소를 알아내려 피해자 부부를 상대로 허위 보험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경기 광주시에서는 가정 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보호 조치를 받던 30대 여성이 이혼 소장에 기재된 은신처 주소를 보고 찾아온 전남편에게 어린 자녀 앞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단체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가 이사 비용과 주거 불안 등의 고통을 떠안게 됐다며, 이사 비용 등 사법기관의 현실적인 피해 배상과 여성폭력 피해자의 소송 중 개인정보 노출 방지를 위한 신속한 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윤수빈 대구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피해자 주소지가 가해자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은 국가가 피해자 보호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피해자 주소를 암호화하거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담당 인력을 보충하고, 피해자가 주소지를 옮길 때까지 가해자를 잡아두는 등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 역시 스토킹 등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해자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권오걸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과 사법 기관에서 피해자 신상 정보를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되, 접근금지 조치 등 피해자 보호 조치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해자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범죄 안전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경찰 외에도 자치경찰 등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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