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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달러 갖다버렸네"…美중간선거, 최대 패배자는 트럼프 아닌 '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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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트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트럼트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정치자금을 쏟아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자라는 분석이 나왔다.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은 개인이 단일 선거에서 지출한 정치자금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5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투입했지만, 그가 밀었던 공화당 후보들이 잇따라 고전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에도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머스크가 지원한 공화당 후보들이 주요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2일 관련 정치자금 자료를 집계해 머스크가 지난 1월 1일부터 올해까지 연방 및 주 단위 정치단체에 총 4억7400만 달러(약 6360억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은 개인이 개별 선거를 위해 사용한 금액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이 금액은 실제 지출액보다 적을 가능성도 있다. NYT는 머스크가 출처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다크머니 형태의 정치자금도 사용했으며, 집계에 활용된 정부 자료가 지난달 14일까지의 내역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직전 마지막 3주 동안 이뤄진 기부금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곳은 머스크가 직접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인 '아메리카 팩(America PAC)'이었다. 이 단체에는 2억1600만 달러가 들어갔다. 아메리카 팩은 전국 각지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는 광고와 현장 선거운동에 자금을 사용했다.

공화당 상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슈퍼팩 '상원 리더십 펀드'에도 1억6800만 달러가 전달됐다. NYT에 따르면 해당 자금의 상당 부분은 텍사스주 공화당 후보 켄 팩스턴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하원 공화당을 지원하는 핵심 조직인 '의회 리더십 펀드'에는 30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이 밖에도 연방 차원의 공화당 관련 단체와 후보들에게 약 4400만 달러, 미시간·텍사스·위스콘신 등 주 단위 선거운동에는 1600만 달러가 각각 지출됐다.

NYT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와 국세청의 최신 자료, 머스크가 주 단위 정치위원회에 기부한 내역 등을 합산해 전체 지출액을 추산했다. 일부 자금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정치 비영리단체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오브 아메리카'를 거쳐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액을 투입한 텍사스주 선거에서도 머스크가 지원한 공화당 후보 측은 고전했다. 공화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승리했다. 머스크가 텍사스 선거에 상당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선거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 셈이다.

선거 결과는 머스크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텍사스에 민주당 주 정부가 들어서면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한 머스크 관련 사업이 각종 정책과 규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움직임도 변수로 거론된다. 상·하원 여러 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머스크에 대한 의회 차원의 감독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접속 제한 문제 등과 관련해 청문회를 통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머스크는 선거 결과가 드러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자조 섞인 글을 남겼다.

그는 4일 "내 선거 개입용 우주 레이저가 이번에는 작동하지 않았나 보네.(Guess my election-interfering space lasers didn't work this time)"라고 적었다.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을 지출했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상황을 비꼰 것으로 해석됐다.

게시물에는 머스크의 정치자금 지출을 비판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4억7500만달러를 쓰고도 돌아온 건 욕설뿐"이라고 썼다.

머스크의 정치자금 지출은 2024년 미국 대선 때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당시 약 2억9000만 달러를 사용해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영향력 있는 직책을 맡았지만, 몇 달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5월에는 정치자금 지출을 줄이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머스크는 "앞으로 정치적 지출을 훨씬 줄일 생각"이라며 "할 만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반발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머스크는 새 정당 창당 가능성까지 거론했지만, 가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회복했고 올해 들어 다시 정치자금 지출을 늘렸다.

NYT에 따르면 머스크보다 선거자금을 많이 지출한 개인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직접 출마했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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