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본사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메일을 보내거나 대학과 야구장에서 흉기를 휘두를 것처럼 위협한 이들에게 경찰이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허위 협박으로 경찰력을 낭비하게 한 데 대해 형사처벌과 별개로 금전적 책임까지 묻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5일 동덕여대 칼부림 협박, 대기업 본사 폭파 협박 등 4건에 대해 총 2657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금액이 청구된 사건은 대기업을 상대로 한 연쇄 폭파 협박이다. 한 작성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KT 본사와 카카오, 네이버, 삼성전자, 토스뱅크 등에 총 10차례에 걸쳐 폭파 협박 메일을 보냈다. 경찰은 이 작성자를 상대로 2022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동덕여대를 겨냥해 칼부림을 암시한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에게는 347만원이 청구됐다. 이 작성자는 지난해 12월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관련 기사와 함께 가방에 과도가 들어 있는 사진을 X에 게시해 흉기 난동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KT 본사를 폭파하겠다는 협박 메일을 보낸 또 다른 작성자에게도 113만원의 배상금이 청구됐다.
프로야구 팬들을 겨냥한 협박 글도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잠실야구장을 찾는 한화 이글스 팬들을 상대로 폭력을 암시하는 글을 게시한 작성자에게 경찰은 175만원을 청구했다. 당시 송파경찰서는 "잠실에 한화 팬 보이면 유혈사태난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경기장 주변에 인력을 배치했다.
이처럼 온라인에 올린 협박 글이나 메일이 실제 경찰 출동과 수색으로 이어질 경우 형사처벌뿐 아니라 출동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실제로 경찰이 협박 게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해 배상금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폭파 협박 글 게시 사건에서 경찰은 전부 승소해 1200여만원을 전액 회수했다. 배상금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기본급여 등이 포함됐다.
야탑역 살인 예고 글 게시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공중협박과 거짓신고로 인한 행정력 낭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도경찰청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4건에 앞서 이미 5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청은 "공중협박과 거짓신고로 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경찰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뿐 아니라 손해배상 청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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