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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만에 8.4조 싹쓸이…사상 최대 바이낸스 해킹 배후로 北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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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이미지. 연합뉴스
바이낸스 이미지.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단 20분 만에 8조원대 가상화폐가 탈취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배후로 북한 정예 해킹조직이 지목된 가운데, 해커들은 자금 동결을 피하기 위해 탈취한 가상화폐를 재빨리 다른 자산으로 바꾸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금 추적을 피하려던 과정에서 과거 북한 연계 해킹 사건과 연결되는 흔적이 포착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 등에 따르면 해커들은 지난 29일 바이낸스의 블록체인 지갑 10곳에서 약 63억6000만달러(약 8조40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피해 자산 대부분이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0분에 불과했다.

범행은 미 동부시간 29일 오후 4시 5분(한국시간 30일 오전 5시 5분)쯤 시작됐다. 해커들은 불과 4분 사이 리플(XRP) 약 2억3346만개를 자신들의 지갑으로 옮겼다. 이어 솔라나와 옵티미즘 등 다른 블록체인으로 공격 대상을 확대했다.

오후 4시 20분에는 비트코인 1만8270개를 한꺼번에 빼돌렸다. 2분 뒤에는 6억1270만개에 달하는 테더(USDT)까지 탈취했다. 여러 종류의 가상화폐가 서로 다른 지갑에서 거의 동시에 빠져나간 것이다.

분석업체들은 해커들이 사전에 준비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에 앞서 최소 36시간 동안 준비 작업이 이뤄졌으며, 실제 범행 전 여러 차례 프로그램을 시험한 정황도 확인됐다.

해커들은 탈취한 자산을 동결당하기 전에 처분하는 데도 속도를 냈다. 특히 발행사가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상대적으로 동결이 어려운 가상화폐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약 3억2500만달러 상당의 자산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하면서 당시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감수하기도 했다. 자산을 제값에 처분하는 것보다 동결을 피하는 일이 더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6000만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이더리움을 빌리는 방식까지 동원했다.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해커들은 거액을 다른 지갑으로 옮기기 전에 소액을 먼저 보내 정상적으로 송금되는지 확인했다. 이후 여러 지갑 사이에서 자금을 반복적으로 이동시켜 추적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히려 북한과의 연결고리가 포착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이번 바이낸스 해킹으로 탈취된 자금이 지난 9월 발생한 비트겟 해킹 사건의 탈취 자금과 뒤섞인 정황을 확인했다. 비트겟 해킹은 북한 연계 해커들의 소행으로 분석된 사건이다.

TRM랩스는 이러한 자금 흐름과 온체인·오프체인 정보를 종합해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정예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이 조직은 작년 2월 약 15억달러 규모의 가상화폐가 탈취된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배후로도 지목된 바 있다.

다만 북한의 소행이라는 분석은 민간 보안업체들의 판단으로, 수사기관의 최종 결론이 나온 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바이낸스의 해킹 피해가 북한 소행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른다"면서 "살펴보고 있다"고만 답했다.

한편 가상자산 업계는 사건 직후 탈취 자산을 동결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테더와 서클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대규모 자산을 동결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이 공동 설립에 참여한 월드리버티파이낸셜도 약 2700만달러(360억원)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커들은 이미 상당량을 동결이 어려운 자산으로 전환한 상태였다. TRM랩스는 동결 조치 이후에도 해커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약 24억달러 상당의 자산을 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낸스는 고객 자금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리처드 텅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자금이 안전하다고 밝혔으며, 회사는 비상기금인 이용자자산보호기금(SAFU)과 자체 보유 자금 등을 활용해 손실을 충당할 방침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USSS)도 바이낸스 측과 공조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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