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쌀시장개방 일과는 다르다

우리나라도 {모든국가가 쌀개방에 합의할 경우}라는 조건을 달고 개방을 검토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절대로 쌀시장개방을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깨는것이며 특히 외교적성과가 컸다는 김영삼대통령의 방미뒤에 나온 분위기여서 국민적 실망을 크게하고 있다.쌀시장개방에 관한한 그동안 경제기획원이나 상공부쪽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분야에서 엄청난 대가를 치러가면서 개방불가를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여론이 우세한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농민등 국민여론에 밀려 표면화시키지만 못했을 뿐이다. 이번의 정부전략변경도 이러한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본란을 통해서 누차 강조돼 왔지만 쌀만은 국제비교우위나 시장논리만으로 설명될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안보면에서도 그렇고 환경보호차원에서도 필요한 비교역적 품목인 것이다.

이런 원론적인 논리는 접어두고라도 일본이 한다고 우리도 따라간다는 것은말이 안된다. 쌀시장개방을 같이 반대하던 일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해서 외로워 하면서 어째서 외교적 고립만 생각하고 우리와 일본의 차별성을 강조해서 이해시킬 생각은 하지 않는가. 물론 우리정부의 차관보가 일본의 교섭경위를 알아보려고 갔다해서 일본을 그대로 모방할것이라고는 속단할수 없겠지만지금의 분위기로서는 그렇게 될 가능성에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어떤나라인가. 쌀의 GNP비중은 겨우 0.6%와 농가소득중 쌀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겨우 4%에 지나지 않는다.우리의 3.1%나 22.5%에 비하면 5배이상이나 되는 나라다. 게다가 국민소득도 2만5천달러에 무역수지도 1천5백억달러가 넘는 나라다. 이런데도 일본이 개방한다고 따라 할수 있겠는가. 그도 못하면 우리도 일본과 같은 조건이 되면 일본과 같은 조건으로 쌀시장을 개방하겠다고 주장하지 못하는가.

또 일본은 오랜 무역수지 흑자국이면서도 어떻게 그토록 오래 쌀시장개방압력을 버티어 왔는지도 함께 연구해야 한다. 일본이 개방한다고 따라서 개방할생각부터해서는 안된다. 개방의 경우 우리의 충격흡수능력과 일본의 능력은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시도되고 있는듯한 지적재산권등 서비스분야의 개방도 너무 쉽게 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국제간의거래는 매너도 중요하지만 그매너로 결국은 실익을 챙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다못해 쌀개방과 연계시킬수도 있지않나해서 하는 소리다. 정부로서도 나름대로 신농정을 구상해서 개방에도 대비하고농어촌발전에도 정성을 쏟고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좁은 국토의 높은 생산비를 가진 우리로서는 그무엇보다 나은 것이 시장개방불가라는 것을 협상에 임하는 대표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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