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 쌀고수 공약이었나"

쌀시장 개방 불가라는 빗장이 풀어지면서 청와대의 이에 대한 말문의 빗장은더욱 굳게 닫혀졌다.4일밤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이 제네바에서 쌀의 관세화 예외가 불가능하다는발표가 있기전까지만해도 청와대측은 {개방 불가}입장을 천명해왔다.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쌀시장 개방약속이 있지 않았느냐는 야당의 주장에대해서는 김영삼대통령이 국회연설등에서 [쌀개방과 관련한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그러다 쌀개방문제가 연일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급기야 개방으로까지가고야 말았는데도 청와대는 무반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물론 이 시점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한들 국민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겠느냐하는 고민과 답답함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다.이경재청와대대변인은 6일 쌀 문제와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질문에 [현재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최종적인결론이 나기전까지는 어떠한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이 문제에대한 입장표명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쌀 개방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느냐는지적에 [아직 협상과정이 남아있지 않느냐]며 [대국민담화에 대해 청와대로서는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대변인은 특히 [언론에 구체적인 협상내용이 흘러나오는 것은 결코 국익에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의 언론보도에 불만까지 터뜨렸다.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 특히 농민들은 이같은 대통령의 침묵에 상당한 분노감과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존권이 달려 있는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에 대통령이 팔짱만 끼고 있다는것이 말이 되느냐]라는 것에서부터 [대통령후보시절 대통령직을 걸고 쌀 개방을 막겠다고 한 약속은 표만 얻겠다는 공약이었단 말이냐]는 것등 이들의원성은 끝이 없다.

심지어는 [대통령이 인기없는 {메뉴}는 내각이나 당으로 떠넘기고 손에 때를묻히지 않으려는 것 같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가장 고뇌하고 곤혹스러워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만 할 때가 아니다.적어도 청와대가 밤잠을 설쳐가며 고심을 하고 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며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가를 알려야 한다.

쌀 개방에 대한 울분에 대통령의 침묵까지 겹쳐 국민의 답답함이 더해지고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더더욱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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