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언론의 역할

연전에 미국언론들의 취재경향을 보고 화를 낸 캔자스의 한 시민에 관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그는 미국언론이 미국의 잘못된 것과 불행한 일에 대해서 너무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대해 불평했다. 그는 차라리자기에게 편집인의 일을 맡기면 어떻겠느냐고 도전하고 나섰다. 긍정적이고좋은 뉴스를 보도함으로써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보다 정확하게 보도하겠다는것이다.한국사람들은 물론 이 사람이 싫어했던 미국에 관한 이야기가 어떤 것인가를잘알고 있을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긍정적이고 정상적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미국의 신문, 방송, 심지어 학술지들조차 잔인하고 무서운 폭력사건들, 공무원들의 부패, 마약문제등 여러가지 문제에 관한것들로 가득차 있다.

병든 사회의 원인에 관한 분석도 가지가지이다. 어떤 미국인들은 보도매체들이 미국사회의 병폐를 지나치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심지어 과장해서보도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미국사회의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보도는 대개 사실이다. 마약과 범죄, 빈곤, 아직도 사라지지않고 있는 인종차별등 심각한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다. 언론이 이를 알리는 이유는 사회가 그 문제점을 좀더 절실히 깨닫도록 각성시키고 문제들을 해소 혹은 경감하는 방도를 찾아내도록 자극하자는데 있다.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오면서도 언론은 인종차별 개선, 여성이나 아동.빈민에게 불리한 제도와 관행의 개혁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같은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좋은 뉴스, 긍정적인 뉴스로 가득찬 신문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우리 사회의많은 병폐를 직시함으로써 문제를 바로잡아나갈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기성찰에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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