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규잠적 노사교섭기법 성숙

대구.경북지역의 노사분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잠잠했다.지난 87년 가시적인 노동운동이 최고도에 달했을 때엔 [쟁의를 하지 않는게오히려 이상하다]고 할만큼 대부분의 사업장이 노사분규를 겪었다.이후 노사분규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노사분규 발생 사업장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대구지방노동청의 통계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사업장에서의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지난 87년 경우 무려 3백52건.

이중 대구지역에서 1백49건, 경북에서 2백3건 발생했다.

그러나 89년도에는 대구지역에서 45건, 경북지역 1백20건등 총 1백85건을 기록, 87년보다 절반이상 줄었으며 91년에는 총25건(대구7건, 경북1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구에서 2건, 경북에서 13건 등 모두 15건. 올해는 대구3건,경북10건 등 총 13건에 그쳤다.

지난 87년과 대비하면 분규발생건수가 무려 25분의1로 감소된 것이다.노사분규 잠복 현상은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쟁의발생 신고 건수에서도 알 수있다.

대구지방노동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사업장의 쟁의발생 신고건수는지난 88년 2백43건, 89년 3백36건에 달했다.

그러나 90년에는 1백26건, 91년 1백16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올해는 8건만 접수, 한자리 숫자를 기록했다.

경북지방노동위도 이와 마찬가지로 88년 89건, 89년 1백73건에서 90년 92건,91년 92건, 92년 64건으로 줄었으며 올해는 겨우 62건만 접수됐다.노동부의 통계로 잡는 노사분규 건수는 합법.불법을 구분치 않고 파업 돌입등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태에 이른 사업장의 수를 뜻한다.이에 비해 노동위의 쟁의발생 접수건수는 합법적 노동행위만을 기준하고 있어 쟁의발생신고 건수가 노사분규 발생건수보다 더 많은게 보통이다.이같은 잠복현상을 두고 노동부와 노동단체의 분석은 사뭇 대조적이다.대구지방노동청등에서는 {힘의 논리}에서 대화.협상으로 노사관계가 개선되면서 노사관계의 안정기반이 구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여기서는 경제난, 새정부의 고통분담론등 사회.경제적 여건이 급변함에 따라노동운동이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그러나 노총대구지역본부나 대구지역노동조합연합등 노동단체에서는 노사간교섭기법이 성숙된 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동탄압이 계속되고 있는게 {잠복}의원인이라고 본다.

과거의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탄압에서 간접적, 유화적 탄압으로 노동정책이교묘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난과 함께 고용불안을 계속 야기시켜 노동자의 단결력을 약화, 노동운동이 사회적 기반을 잃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노동계는 노동운동의 양적 축소를 감수하는 대신 통일투쟁, 쌀개방 저지투쟁등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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