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개법통과 이후

이제는 과거처럼 불법, 탈법선거를 하다가는 자칫 패가망신을 당할수도 있는상황까지 왔다. 온통 지뢰밭이 설치되어 있어 뇌관을 잘못 건드리다가는 자폭이다. 그래서 이번 정치관계법이 한국정치풍토와 선거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 획기적인 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에 대해 여야의원등 정치권은 일단 자신들의 기득권 손실에 걱정을 하면서도 정치와 선거개혁이 대세란 점에 순응하고 있는 모습이다.여야는 정치관계법이 통과되자마자 환영성명을 냈다. 민자당의 하순봉대변인은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의지가 법적 제도적으로 가시화됐다]고 논평을 했고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도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각당은 내심 새로운 정치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장래가 어떻게 진행될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면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야당이라고 마냥이로울 것은 없는게 이제는 야당도 여당못지 않게 물갈이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회의원들의 긴장도는 훨씬 더하다. 특히 민자당인사들은 당대변인의공식논평과는 달리 내심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각종선거비용을 대폭제한하고 유급선거운동원이 사실상 없어지고 당원단합대회가 폐지되어 돈과 조직등의 여권의 프리미엄이 상당히 사라졌으며 더구나 이제는 개인연설회와 가두연설을 통해 유권자와 접촉이 무제한 허용됨으로써 야권인사들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이들의 표정은 어둡기 짝이없다. 특히 선거비용감시가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만의하나 문제가 생길경우당선무효라는 극약처방을 받을수도 있어 웬만큼 큰 간을 갖지 않고서는 일을저지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지역의 민자당소속 모의원은 [이제는 돈 안들고 깨끗한 선거가 시대적 과제인 만큼 개인적으로 불평을 할 차원은 넘었다]면서 [선거때 여러군데 돈을 돌리다가 한군데만 말썽이 생겨도 일을 완전 망치기 때문에 그같은 무모한 일을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이제는 평상시에 열심히 지역구를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의원들 중에서는 이번에 마련된 정치관계법이 과연 한국정치의고질병을 치유할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잖은게 사실이다. 너무현실을 도외시한 이상향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이들의 얘기는 법과 제도만으로는 선거풍토가 개선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당선이 지상과제인 의원들은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편법들을 동원할것이고돈과 향응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의식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기때문이다.지역의 모의원은 [이번 법개정은 선거개혁의 틀을 제시한 것으로 봐야지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의심스럽다]면서 [영국도 3번의 법개정과 사소한 위법사례에도 당선을 무효화시키는 극단적인 조치가 있은 후에야 깨끗한 선거풍토가정착되었다]고 분석했으며 또 [국회의원의 경우 선거비용을 5천3백만원으로제한해두고 후원회비를 선거때 3억원을 거둘수 있도록 한 현행후원회규정과도맞지 않는다]면서 선거비용제한규정의 실효성에 강한 의아심을 보였다.이 의원은 이번선거법개정의 부작용으로 의원들의 당락을 결정적으로 좌우할선관위의 엄청난 권한과 후보자의 난립현상재정신청의 속출로 사법부가 정치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유능한 신진인사들의 대거진출로 세대교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지역의 야권인사도 [현행법도 잘만 지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법이 개정되었다고 해서 선거풍토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겠느냐]며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대다수정치인들의 반응은 이번 정치관계법의 개정으로 한국정치및 선거문화가 한단계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간것은 분명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법개정의 성패여부는 결국 이를 정착시키려는 의원들과 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보는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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