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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공석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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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일성사망이후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정일이 11일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김일성이 지난 8일새벽에 사망한후 거의 4일만에 인민무력부장 오진우, 총리강성산등 당.정.군 수뇌부를 좌우에 대거 거느린채 금수산 주석궁 유리관에안치된 김일성의 시신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일성의 유해가 평양 중앙방송을 통해 방영된 것도 처음이려니와 후계자로거론되고 있는 김정일이 김일성조문 형식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도 처음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일성사망이후 권력승계와 관련, 군이 일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김정일조차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김정일의 소재및 신상과반응에 내외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공산독재정권의 경우, 권력승계의 첫 가늠대는 사망한 독재자의 시신공개와공산당과 국가 집권층의 조문서열및 그 모습의 공개라는 점에서 김정일의 공식석상 첫등장은 시사해 주는 바가 적지않다고 할 수 있다.첫째 김일성 시신공개와 김정일의 조문장면은 말로만 듣던 김일성이 사망했음을 눈을 통해 만천하에 확인해 준 절차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둘째 조문시 김정일을 중앙으로 당.정.군 수뇌부가 대거 포진한데다 이어 김정일이 김일성을 조문한 평양주재외교관을 접견함으로써 사실상 북한의 권력이 그에게 승계됐음을 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셋째 그렇게 함으로써 김정일의 신상에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항간의 추측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김정일의 권력승계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그렇다면 김정일은 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는 후계자로서 그리고 자식으로서 한마디의 언급이 없는 것일까.

김정일은 절대권력자 김일성과는 부자지간이라는 특수관계인데다 20여년동안후계자로서, {당중앙}으로서 차기집권수업을 받아온 특이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김정일의 침묵에 더욱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물론 언론이나 정보채널들이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공산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해 김정일의 반응이나 말을 전혀 잡아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그러나 김일성사망이후 제반 진전상황이나 내외신 취재망에 비춰볼 때 김정일이 무언가 김일성사망에 대해 언급을 했음에도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자신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진단이라 할 수 있다.

북한내부소식에 정통한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2일 [현단계에서 김정일의부자세습이 거의 확실한 시점에서 자신의 아버지처럼 카리스마를 축적하기위해서는 공식절차에 따라 권력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일체 말을 하지 않는게 가장 유효적절한 방책으로 보고있는 것같다]고 풀이했다.다시 말해 김정일은 당중앙위 전원회의나 최고인민회의에서 당총서기와 국가주석에 선출되기전까지는 일체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여기에는 김정일이 대중연설에 강하지 않고 말수도 적은데다 김일성처럼 말을 썩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침묵의 한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그러나 김정일의 침묵을 그같은 평면적인 도식으로만 그리기에는 너무 북한내부의 권력속사정이 복잡한 측면도 지적되고 있다.

김정일의 침묵은 차질없이 권력승계를 이어받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반대파숙청계획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침묵을 통해 절대권력부재중 당.정.군 상층부의 핵심인사들에 대한 동태를면밀히 수집, 파악해 차기집권의 버팀목과 장애물을 가려내 김정일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해 나갈 속셈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11일밤 김일성조문차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이제 그가언제 어떠한 형태로 말문을 열지에 내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그가 말문을 여는 날이 공산왕국의 {왕좌}에 공식적으로 오르는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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