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클린턴의 해결사 노릇

백악관을 출입하다보면 미국대통령 자리를 어떻게 보아야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얼핏보면 국내서는 권위나 힘이 전혀없고 외국에 더욱 잘 알려진 것같기도 하고 미국의 정상이라기보다는 {세계의 해결사}처럼 보일때도 많다.그리고 그 누구보다 일을 많이 하는 것 같다.선거전때 미국대통령은 하루 8시간을 서서 일할수 있어야 하고 4시간을 쉬지말고 말할수 있는 건강을 지녀야 한다는 대통령의 자격요건이 자주 거론되었는데 결코 틀린말은 아닌성 싶다.

자신을 성폭력혐의로 고소한 여인과 법정싸움을 하기위해 국민들을 상대로변호사비를 모금해야하고 의료개혁과 재정감축등 새로운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위해 1년에 거의 1백여일은 대국민 설득에 나서기도 하는게 미국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말한마디가 법보다 무서운 여느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미국대통령의 힘은 약한것같은 생각이 들기 일쑤다.그같은 미국 대통령이 26일 지난 반세기간 원수사이였던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후세인 요르단 국왕을 백악관으로 초치, 악수를 시키고 공동성명에 증인으로 서명을 했다. 미국대통령은 국제적으로는 {해결사}로서 큰힘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클린턴은 두 정상을 타고난 평화의 전도사라고 추켜세우는가 하면 이제 세계의 화약고라 불린 중동에서 전운은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그의이같은 {해결사 노릇}은 미국의 국익과 자신의 재선을 염두에 둔 외교적 제스처라는 분석도 없지 않지만 북한의 핵문제때문에 전쟁공포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일이 아니다.

비록 클린턴이 힘이 있든 없든 남북정상도 저렇게 만나게 해 악수를 하도록할수 없을까. 이날 백악관에서 중동의 두정상이 악수를 하는 모습을 지켜본한국인이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 봄직한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희망에 대한 한 미국 고위관리의 말은 충격적이다.아마도 클린턴은 김정일과 만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북한이 여전히냉랭한데 클린턴이 덜렁 김정일을 만나지나 않을까 한국정부가 우려하고 있기때문이다

클린턴이 서둘러 김정일을 만나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북한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언제까지 겁내야 할지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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