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2보선개표 현장

"선거혁명이 이루어 졌다"'8.2보선'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결과를 지켜본 여야인사들의 이구동성이었다.

민자당 관계자의 "여당에 너무나 불리한 선거"라는 푸념처럼 공조직이 마비될 정도로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를 치러 정부여당이 제1의 선거혁명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민주당의 이상두당선자가 영남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귀중한 1승을 얻은것이 지역분할 구도를 종식시키는 제2의 선거혁명이란 평가다. 민주당에서조차 이를 '기적'이라 표현했다.

대구 수성갑에서도 신민당의 현경자후보가 46.3%란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큰 표차로 당선되자 신민당은 "선거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 말했다.대구는 내년 4대 지방선거에서 또 한차례 야당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절대강자가 없는 정치세력 혼재현상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이 많다.

0----무더운 날씨속에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수성갑지역 39개 투표장에는 예상보다 유권자들의 행렬이 적어 야권이 긴장.

신민당 현경자후보 진영은 투표율이 45%내외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큰일났다"며 초조해하는 모습.

민자당 정창화후보측은 투표율이 낮자 희색을 띠고 승리를 조심스레 예견했다. 그러나 공조직이 잘 돌아가지 않았고 과거 고정지지층으로 분류됐던공무원과 노년층의 지지도가 엷다는 자체분석에 따라 일부는 "투표율과 상관없이 질지도 모른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민주당 권오선후보측도 투표율과 관련 "민자당이 승리할 것"이라 예측하며"3위로 체면치레는 하겠지만 20-30대 젊은층이 대거 투표하지 않아 득표수에기대를 걸기는 어렵다"고 일찌감치 낙담.

무소속 후보들도 투표율이 저조하자 "우리는 어디서 표를 얻느냐"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0---수성갑과 경주시의 투표율 저조와 결과를 두고 각 진영은 다양한 요인을들며 나름대로 분석.

투표율은 휴가철에다 무더위까지 겹쳐 낮아진 것이란 것이 대체적 여론. 게다가 경주시는 쟁점없는 선거였고 수성갑은 마땅한 지지후보를 결정하기 어려웠던것도 원인이었다는 것.

경주는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바람이 막판에 강풍으로 몰아쳤는데 민자당의공천반발과 민주당 후보부인의 눈물에다 현정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정서가 가세해 민주당이 신승했다는 풀이. 또 수성갑은 박철언전의원 부부에 대한 동정보다 현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신민당 현경자당선자 지지표로 대거연결됐다는게 중론.

0---수성갑의 경우 개표종사자의 실수로 찢어진 부재자투표에 대해 민주당 개표참관인이 가볍게 이의를 제기, 유.무효 판정여부로 2시간 정도 개표가 늦어졌으나 3개지역 모두 별다른 시비나 사고없이 순조롭게 진행.한국전력공사는 정전에 대비해 특별 전력을 공급했으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은 인력을 대거 투입했으나 마찰이 없어 심심할 정도.0---부재자 투표함 개함결과 투표수 1천2백78표 가운데 20%이상인 2백57표가무효처리돼 투표관리의 문제점으로 대두.

무효표를 사례별로 보면 겉봉투 미가인및 속봉투 가인, 속봉투 미봉함 2백21표, 군부대장 직인 28표, 기타 8표등.

이에대해 각진영은 투표관리에 대한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제시.

0---밤9시15분에 개표시작을 선언, 부재자 투표함과 범어2동2투표함을 섞어개함하고 만촌1동 2투표함을 개함한 결과 표묶음 부피가 눈대중으로도 우열이가려질정도로 차이나자 개표참관인들은 "끝났다"며 결과를 이미 예측.신민당 현경자후보측은 밝은 표정으로 선거사무실에 낭보를 전했고 민자당정창화후보측은 사색.

또 민주당 권오선후보측은 3위로 확실시됐으나 2위와의 표차가 현격하자 "고정표도 못얻을 판"이라며 걱정하는 한편 경주시의 선전 소식이 전해져오자 시선을 경주로 집중.

0---신민당 현당선자 선거캠프는 초반부터 2배가까운 표차로 리드해나가자 연방 환성을 터뜨리며 축제분위기.

또 민주당이 경주시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되자 환호. 선거사무실에는 2일밤11시경부터 보도진과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으며 걸려오는 축하전화로 통신두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신민당 김동길대표는 "야권공조가 있었으면 훨씬 쉬운 싸움이 되었을 것"이라 아쉬워 하며 "내년 4대 지방선거에서라도 야권통합이나 공조를 이룩하는새안을 짜나가길 기대한다"고 언급.

0---당선을 확신한 신민당 현당선자는 3일 새벽 1시30분쯤 김동길대표, 김복동선대본부장, 맏딸 박지영양과 함께 개표가 진행중이던 수성구청 민방위교육장을 찾아와 개표종사원들에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큰소리로 인사.무소속 윤영한, 이상희후보는 개표시작때부터 개표장에 나와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으며 기발한 선거운동으로 시선을 모았던 무소속 서진수후보는 모시적삼에 흰고무신을 신고 개표장에 나왔다 "후회도 미련도 없다"고 담담히 말하고 훌쩍 떠났다.

0---3일 새벽4시15분에 개표가 종료됐는데 새벽1시부터 우열이 완전 가려지자민자당참관인 일부와 무소속후보 참관인들이 자리를 총총 떠는 모습.민자당 정창화후보와 일부 무소속 후보는 개표장에 나오지 않았으며 자정이넘자 선거사무실의 불이 꺼지거나 몇몇 선거운동원들이 지친 표정으로 모여있기도.

0---12명이 난립한 수성갑의 경우 기탁금 1천만원과 홍보물제작비 1천여만원등을 돌려받으려면 2천6백48표를 얻어야 하는데 무소속 후보 9명 모두 못돌려받을 형편.

또 꼴찌를 누가하느냐도 호사가들의 관심거리였는데 벽보와 홍보물이 없었던이선동후보가 93표로 꼴찌를 기록해 홍보물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케 했고 4명이 3백표 미만을 얻어 낙망.

0---민자당 수성갑 정창화후보는 3일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의 결과를 유권자들이 준 값비싼 교훈과 채찍으로 알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패배의 원인으로 자신의 능력부족과 부덕의 소치로 꼽은 정위원장은 "성원하고 격려해준 당원동지와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며 당과 총재에게 누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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