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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스대통령 퇴임...멕시코경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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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간 가업으로 채소 농사를 지어 왔는데 어느날 세계 최고수준인 미국의 월 마트사 제품과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1년도 안돼 두손을 들고 도시로 나왔다가 5년만인 지금은 가족들이 다른 도시나 미국으로 뿔뿔이 흩어져이산가족이 되었습니다]미국이 역대 멕시코 대통령중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추켜 세우고 있고 한국에서도 [파산된 국가경제를 하루아침에 부흥시킨 경제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이 퇴임했다.이달초 멕시코 정부가 밝힌 지난 6년간 살리나스대통령의 업적은 가히 눈부시다.

지난 88년 취임당시 GDP의 12%를 넘던 엄청난 재정적자가 흑자로 돌아섰고108%나 됐던 인플레가 올해는 7%로 내려가 경제가 안정되었다.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지에 따르면 각종 민영화조치로 91년까지만 해도세계 5백대 기업에는 멕시코의 기업이 2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7월현재는 24개로 늘었다. 6년만에 22개사가 최소 10억달러(약 8천억원)의 재산을 가진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제개방}과 {국제화}란 구호에 걸맞게 외국, 특히 미국의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와 근 50여개의 외국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고 살리나스가 취임때 약속한 것의 두배에 이르는 약 5백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루어졌다.

문제는 이같은 거센 개방화물결속에 경제구조가 취약한 멕시코가 마치 수천만 백성이 봉건영주 몇사람을 위해 죽을 고생을 하는 옛 아즈텍(AZTEC)시대와같은 피라미드 구조의 경제체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극심한 빈부격차, 농촌의 공동화, 매판자본의 전횡, 독점재벌의 횡포등 숱한개방화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외국자본이나 정치권력과 결탁한 특권재벌 그리고 유력인사들이 하루아침에 부를 축적, 밤이 새고 나면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하는게 멕시코의 오늘이다.

[포브스지에 나타난 일부 재벌의 성장은 바로 8천5백만 소비자들이 불과 몇개의 재벌을 위해 모든 부를 바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기업전문변호사 어네스트 산토스씨의 말이다.

실제 요즘 멕시코의 재벌들이 담배 설탕 시멘트등 전통적인 산업은 물론 방송국 신문등 언론까지도 장악, 일부 지식인들이나 좌파, 그리고 농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려는 것도 전형적인 아즈텍시대의 수법이라는게 산토스씨의 분석이다.

멕시코는 전국 어디를 가나 수단을 가리지 않고 한푼을 번것이 비록 입에 쓰지만 가장 큰 자랑거리가 되어버렸다. 졸부들의 천국이다. 미국 일본 독일과같은 나라들이 우상이다. 물론 한국도 본받을 나라이다. 이같은 거대한 흐름의 모순에 대한 비판은 언론에 의해 묵살된다.

포브스지에 새로 끼어든 22개의 멕시코 대기업을 보면 우선 12개사가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면서 생긴 회사이다. 한때 멕시코 최대 민간은행이었다가 82년국영화된후 다시 민영화된 바나멕스(Banamex)사는 새로 사들인 아지온사에의해 급성장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미국기업과 손을 잡고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페랄타스사는 미국의 벨 어트랜틱사로부터 10억달러(약8천억원)의 투자지원을 받아 멕시코의 무선전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철저히 보호를받는 독점기업이다. 지난6월 뉴욕증시에 상장, 25억달러의 자산평가를 받았다.

멕시코 최대 유통업자 제로리모 아랑가씨가 소유한 시프라사는 미국의 월 마트사와 제휴, 멕시코 유통시장을 완전장악하고 있다.

내년1월 발족될 세계무역기구(WTO) 초대 사무총장 선출에서 우리나라 금철수상공장관과 함께 유력한 후보가 된 살리나스가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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