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이 추운 겨울 우린 어떡하나

"날씨는 추워지는데 정말 막막합니다"2일 오후 4시쯤 달서구 갈산동 (주)서림진흥 공장에는 직원 1백여명이 풀죽은 모습으로 삼삼오오 모여 앞날을 걱정했다.

경기침체를 예측하지 못한 경영진이 무리한 시설확장과 해외투자로 자금압박을 받아오다 1일 수백억대의 부도를 내 직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작업을 중단했다.

근로자들은 체불임금과 퇴직금협상을 위해 2일 근로자대표회의를 구성했으나대표이사가 해외로 도피한데다 책임있는 협상대상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권모씨(21)는 "입사 사흘만에 부도가 나 준비된 돈도 없다"며 "4일부터 공장기숙사에 전기도 끊긴다는데 이 겨울에 어디로 갑니까" "30여명이 당장 기숙사를 비워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직원들중에는 결혼날짜를 잡아놓고 신부에게 실직사실을 알리지 못해 고민하는 직원이 있는가하면 남편이 몸져 누워 당장 생계가 막막한 50대 주부도 있었다.

당장의 호구책때문에 군데군데서 직원들은 정보를 교환해가며 일자리를 찾기위해 애쓰는 모습들이었고 이미 직장을 구한 몇몇 직원들은 자신들이 자리를마련해보겠다며 동료직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50대 초반의 한 직원은 "설대목도 다가오는데 이 나이에 쉽게 일자리가 잡히겠습니까. 당장 아이들 학비가 걱정입니다"라며 쓸쓸히 공장을 나갔다.어둠이 내리자 압류장이 어지럽게 내걸린 회사를 등 뒤로하고 직원들은 하나둘씩 회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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