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유진칼럼-{정치}를 찾아서

**정치다운 정치 어디에**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대낮에 등불을 들고 {사람다운 사람}을찾아나섰다고 했는데, 우리 국민들은 지금 {정치다운 정치}가 어디에 있나를찾으러 등불을 들고 나서야 할 판이다.

우리의 국회로 찾아가면 있을까?

아마도 우리는 그곳에서 욕설과 고함, 삿대질, 멱살잡이, 날치기, 농성등의장면만 보지않아도 다행이리라. 이같은 모습은 30년전부터 연출되었는데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니 신물도 나지 않는가보다.

아무튼 이 국회에서 지난 2일 한해의 나라 살림을 꾸려나갈 예산안이 {처리}되었다는데, 그것은 과연 통과된 것인가? 아닌가?

국회부의장이라는 사람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 마련된 국회 기자실에 몰래 {잠입}하여 단 세마디, "예산안을 상정합니다" {이의 있소?] "이의 없으니 통과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고 20-30초동안 {독백}하고 나간 것을예산안 통과로 볼 것인가?

성원은 되었는가? 참석 국회의원 들은 모두 "이의 없소"라고 분명히 말했는가? 마음 속으로라도 "이의 있소"라고 말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는가? 국민들은 그들을 투표로 뽑았는데 우리가 뽑아준 그들은 {투표}도 할 줄 모르는가? 의문이 줄을 잇는다.

**여당의원은 집단거수기**

김영삼정부와 여당인 민자당 당직자들이 이같은 {변칙처리}를 {통과}로 간주한다는 것은 집권자들이 여당의원들을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집단 거수기}로 치부하고 있음을 드러내 주고있다.{날치기}로 처리했으므로 예산안 통과가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또한이번 사태에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근대 의회민주주의가 세금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고전에 속하는 얘기이다. {동의없이 세금없다}라는 명제는 영국에서 일찍이 13세기에 제기되었으며현재에 이르러서도 예산심의는 의회의 가장 큰 사명 가운데 하나이다.{12.12사태 주모자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반대투쟁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예산국회를 거부하고 {장외투쟁}에만 매달릴 일은 결코 아니었으며 더구나장외에서 원나로 돌아오는 명분을 예산 심의가 아니라 {심의 저지}에 둔 것은전략 이전에 철학의 빈곤을 드러낸 것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야도 철학부재 드러내**

정부의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중대한 결함을 찾아냈거나 그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쓰여질 위험을 발견했거나 국민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해서 저지투쟁을 벌였다면 국민들도 공감했으리라.

아무튼 54조라는 예산을 위해 각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세금을 내야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 예산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의원들의 책무를 팽개친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겨줄 것이다.

김영삼정부는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온 이후 {세계화}라는 슬로건을강조하고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놓아 {세계화}태풍으로 야당의 장외투쟁도,예산국회의 파행성도 정치쟁점에서 날아가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태풍이 지나가고도 우리의 정치가 안고있는 후진성의 문제는 여전히 근원적 물음을 제기할 것이다.

{정치의 선진화}없이 어떻게 {진정한 개혁}과 {진정한 세계화}가 쳬계적이고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 국민들만큼 정치에 일가견을 가지고 정치얘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드물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자신들이 {정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정치인들을 경멸하는 풍조를 가지고 있다.

**안목있는 정치인 찾아야**

내년부터 3년 연속 선거가 잇달아 있게 된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제 이 {선거의 계절}을 맞아 {정치}를 찾아 등불을 들 사람들은 바로 우리국민들 자신이 아닐까 싶다.

참신한 민격과 시대적 안목을 갖춘 정치인들을 찾아내는 것이 {정치 선진화}의 가장 확실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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