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술삭정치부터청산을

여야정치권의 전당대회와 당지도체제개편문제를 둘러싼 계파싸움은 정치권이입버릇처럼 되뇌어온 정치개혁과 정당의 세계화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오히려 붕당정치의 추태가 이전보다 더 노골화되고 정치적 권모술수가 더욱 치졸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어 개혁과 세계화는 한낱 허구의 구호로 느껴진다.구경만 할 수 밖에 없는 국민의 입장에선 정치에 속절없이 속고 있는 심정이다.먼저 국정을 주도하는 민자당의 김종비대표의 밀어내기는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왜 밀어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천하의 여당이 당의 2인자 위치에 있는 인물의 거취문제를 두고 공당다운 예측가능한 절차없이 안개속에서치고받는 식의 해괴한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세계화를 향한 정치방식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그리고 민자당은 당논을 수렴할 수 있는 공식기구가 있음에도몇몇 민주계 당직자들이 당대표와 지도체제문제에 중구난방의 발언을 해대는것은 여당의 질서체제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민자당의 문제는 민자당내부의 결정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 마땅하고 김대표문제도 당의 결정으로 처리돼야 하는 만큼 외부에서 지도체제를 어떻게하라든지 김대표를 옹호한다든지 하는 것은 안된다. 그러나 사안의 결정에 이르는 절차는 민자당이 공당이면서 집권당이기 때문에 합당하고 민주적이라야함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여당이 제2의 창당을 하고 지도체제를 바꾸더라도 이를 밀실에서 힘있는 계파와 몇몇의 당직자들이 모여 비밀리에 처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붕당정치의 구태를 벗을 수 없고 정치는 밤낮 국민이익과 관계없는 당이당략적 소이에 빠지고 만다.또 민주당의 경우도 이기택대표가 정치를 않는다는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당내지분에 발이 묶여 전당대회소집시기를 놓고 대표직사퇴까지 들고 나오는것은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전당대회의 소집은 분명히 당헌절차에 따라 할수있는 것을 당의 대표가 평당원에 불과한 김이사장과의 담판으로 결정짓겠다고 하는데는 새삼 놀라움을 감출수 없다. 제1야당 또한 공당으로서의 면목보다 사당과 같은 인상을 주는것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어디까지나 계파간의타협은 당공식기구와 당헌당규의 절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것이정치의 정도다. 당내부문제에 간여않겠다는 김이사장에게 담판을 요구하는이대표의 밀어붙이기는 그림자와 타협을 벌이는 비정상의 모습이다.차기대권과 차기당권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는 국민과 당원이 선택할 일이다.그래서 당이 제2창당을 하든, 전당대회를 하든 지도체제를 개편하는 과정은어디까지나 공개적이고 민주적이라야 한다. 밀실정치와 붕당정치가 계속되는한 정치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정치권은 말로만 개혁정치니 세계화니 하지말고 당나민주화의 실천을 통해스스로의 개혁이 시급하다. 연막을 치고 연출하는 잔꾀의 정치부터 청산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