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렁크안 10시간…필사의 몸부림

10시간만에 납치범손에서 풀려난 화성건설사장 이홍중씨(46·수성구 지산동녹원맨션107동1302호)는 "납치돼있는동안 지존파사건이 연상돼 이제는 죽었구나라는 절망감에 빠졌었다"고 악몽의 순간을 되새겼다.李사장은 파출소에서 간단한 조사를받은후 27일오후 8시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자택으로 돌아와 풀려난 사실이 믿기지 않은듯 충격에서 벗어나지못해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

이씨는 안방에서 휴식을 취하면서도 양손발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린채 트렁크속에 갇혀있던 당시를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이씨는 "집에서 50여m 걸어갔을때 20대 남자3명이 다가와 이중2명이 양손을붙들고 1명은 자신의 옆구리와 복부를 마구때렸다"고 납치순간을 더듬었다.이어 범인들은 자신을 승합차에 밀어 넣으면서 "소리치면 당장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 것.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온데다 원한을 산 일도 별로 없어 처음엔 예사롭게생각하기도 했다"는 이씨는 범인들이 자신의 손발을 묶고 입에 재갈까지 물리자 지존파범인들의 악랄한 범행이 연상돼 처음부터 강하게 반항하지 않은것이 후회되기도 했다고.

범인들이 차안에서 눈을 가리자 불안감이 더욱 커졌으며 이어 승합차에서 승용차로 옮겨태운 뒤 40~50분쯤 달려 한적한 곳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자신을다시 승용차 트렁크로 옮겨 태웠을때 "이제는 죽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칠흙같은 어둠속에서도 정신을 차리려고 손을 꼭쥐며 애를 썼다고 털어놨다.

범인들이 시간마다 라디오뉴스를 들으며 가족들이 납치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하염없이 흘렀다고 느꼈을때 이씨는 차안팎에서 '후다닥'소리를 들었다.

이씨는 순간 자신이 트렁크안에 갇혀있음을 알리기위해 트렁크안에서 발로차며 몸부림을 쳤다고 말했다.

부인이씨는 "매일 오전8시쯤이면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는 남편이 돌아오지않아 이상히 여기고 시아주버님인 이인중씨에게 연락했다"고 말했다.조금있다가(이날 오전 8시30분쯤) 범인들로부터 10억원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받고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부인 이씨는 범인들이 7차례나 협박전화를 걸어 '몸값 10억원'을 요구하는동안에도 내내 침착함을 잃지않으려 애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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