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진행중인 공노명외무장관의 워싱턴 나들이가 요란하다.밤낮없이 미국관리나 의원, 그리고 우리 교민및 기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일정이 빠듯해 겉으로는 무척 분주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방미 목적이 무엇인가에 생각이 미치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현재 양국은 장관이 공식수행원5명과 취재기자 16명등과 함께 나흘간이나 머물만한 화급한 현안이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그의 방미일정을 봐도 마찬가지이다.
첫날인 4일은 한식집에ㅅ서 수행원들과 만찬을 하고 이틀째는 미키 캔터美무역대표, 안소니 레이커 백악관 안보보좌관, 외무및 국방장관을 만났다. 3일째인 7일에는 워싱턴 포스터 신문사를 찾아 간부들과 조찬을 하고 상하원의원들을 면담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과 만남이 특정 현안을 놓고 이를 깊숙히 논의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잘 지냈으니 앞으로도 잘해보자"는 식의 상견례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면담시간이 불과 30분에서 길어야 1시간정도였다는 점에서 시간상으로도깊숙한 얘기가 오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공장관의 이번 미국 나들이는 큰 집(?)격인 미국에 취임인사때문이었다는게 솔직한 표현인 것 같다.
그래서 공식일정이 끝나는 7일도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은 생략한채 수행중인외무부 직원들이 서울서 미리 만들어 온 듯한 10개항으로 된 '한미외무장관회담결과 설명'이라는 유인물로 대신했다.
그 유인물에는 북한의 핵문제, 통상문제, 7월로 예정된 김영삼대통령의 방미문제 심지어 김철수대사의 WTO사무총장후보지지문제등 많은 현안을 논의했고모두 합의를 본 듯이 되어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자존심과 국민적 부담이걸려있는 대북경수로 지원 분담금문제, 미국의 일방적 대북관계개선등에 대해서는 미국이 어느정도 양보를 했는지 일언반구도 없다.
전임 한승주장관도 불과 2년 남짓한 재임기간중 6차례나 워싱턴에 달려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뚜렷한 현안이 있었고 본인의 표현대로"지난해 6월에는 '전쟁위기'를 무사히 막아내는등"나름대로 큰 성과가있었지만 이번 공장관의 나들이처럼 요란하지 않았다.
때마침 '한·미21세기위원회'참석차 한국의 전직장차관, 국회의원, 재계및언론계의 거물급 인사 30여명이 워싱턴에 북적대는 것과 함께 孔장관의 나들이가 어쩐지 낯뜨겁다는 생각이 든다.
〈워싱턴·정서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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