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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는 내가 먼저" 겨울잠 깨고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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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추위도 한풀 꺽이고 잎샘바람도 위력을 잃은듯 봄이 한걸음씩 우리곁으로 다가오는것 같다.거리엔 두터운 외투를 벗어던지고 벌써부터 간편하고 약간은 화려한 옷차림의 행인들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고 땅에서도 훈훈한 봄바람이 꼬리를 문다.봄전령을 자청하고 나선 달성공원 동물들도 겨우내 긴잠에서 깨어나 기대에부푼 상춘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몸단장을 하는 등 봄맞이 준비가 한창이다.달성공원 동물가족은 맏형인 코끼리와 막내둥이인 와피티(엘크사슴)를 비롯,포유류 조류등 86종 518마리가 대가족을 이루며 먹이를 찾고 짝을 찾아 새식구를 늘릴 준비를 하는가 하면 한겨울 움츠렸던 몸을 활짝펴고 따뜻한 햇볕아래 한껏 기지개를 펴고 있다.

봄소식은 공원내 첫번째 우리인 귀염둥이 꽃사슴에서 시작된다.봄이되면 칙칙한 잿빛의 털을 벗어 던지고 화려한 옷으로 가라입는 꽃사슴이 상춘객들의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다. 갇혀있는 것이 답답한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것이 다소 애처롭게 느껴지지만 지난 가을에 새끼 3마리를 낳은데다 지난 겨울에 사랑에 빠져있던 초원의 방랑자 무풀론이 올봄에 새끼를 낳을 예정이라귀여운 새끼 꽃사슴의 교태를 볼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초엔 시원시원한 미남형인 와피티가 새로 들어와 사슴가족이 되기위해 환경적응훈련을 열심히 받고 있어 동물가족으로 다시 태어날 기대에 차 있기도하다.

공원내 최고 인기는 뭐니뭐니해도 만능탈랜트 침팬지와 멋쟁이 공작.겨우내 실내에서 기거하다 따뜻한 햇살을 반기려 바깥우리로 나온 침팬지순이 는 지난해 수놈 돌이 를 잃은 슬픔도 잊은듯 때이른 방문객들이 주는과자 바나나 귤 등을 날름날름 받아먹고 벌써부터 재롱을 부리는가 하면 나무 그루터기에 다리를 꼬고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능청을 떨기도 한다.이에뒤질라 건너편 우리의 멋쟁이 공작도 몸단장을 곱게 하고 상춘객 맞이에들떠 있다. 몇년전만해도 6-7마리에 불과한것이 어느덧 20여마리의 대가족을이루고 있는 공작은 날개가 청색을 띠는 청공작, 새하얀색의 백공작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봄이 되면 겨울철 털갈이를 끝내고 한참 물이올라 가장 아름다운 날개짓을 한다. 빼어난 몸매와는 달리 먹는것엔 친구도 없다는 욕심쟁이 이기도 하다.

겨우내 울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최고참 코끼리는 덩치값을 하는지 엄청나게 먹어치우고 있다.

수놈의 경우 하루에 사료 고구마 등 무려 2백kg, 암놈까지 가세하면 공원내동물가족들의 하루식사량의 절반을 둘이서 해치우고 있다고 하니 하루에 1g정도밖에 먹지않는 홍여새가 질투할만도 하다.

미련이 곰도 이에 뒤질세라 겨울 긴 동면에서 깨어나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있고 우리내 미니수영장에 들어가 연씬 물장구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그러나 수영왕 물개는 봄맞이가 싫은 눈치인 듯 몸 움직임이 그리 신통치 않는것 같다. 지난 한파때는 수영장에 꽁꽁 얼은 얼음을 모두 깨어버릴만큼 겨울 낭만을 즐기던 터라 갑작스런 활동중지로 사육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동물의 왕 사자, 사냥꾼 독수리, 호랑이, 새침떼기 은여우, 늑대사촌 코요테 등이 겨우내 웅크림을 떨쳐버리고 우리안을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며 봄을 만끽 하고 있다.

달성공원 수의사나 사육사들도 대대적인 봄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낡은 우리들을 대부분 개체, 도색하고 방풍벽도 뜯어내고 동물가족들이 봄에먹을 먹이를 준비하고 있다. 건강과 안전관리 기초체련훈련등 뒷바라지에 온정성을 쏟는가 하면 공간이 부족, 우리가 미어터질정도로 빽빽히 들어찬 동물들에게 새우리를 지어줄 계획을 세우느라 고심하고 있다.수의사 이동석씨는 지난 겨울을 별탈없이 보내 건강한 모습으로 상춘객들을맞이 할 수 있게 됐다 며 올해는 신입생도 대폭 맞아들여 달성공원이 지역의 명소로 시민들의 기억속에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것 이라고 다짐했다.

〈이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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