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댁이 그때는 태어나지두 않았겠구려?"인희엄마가 깍두기를 양념에 버무리며 묻는다. 연변댁은 양념된 포기 김치를접는다. 플라스틱 통에 차곡차곡 담는다.
"집도 있고 너른 들이 있는 무산천리란 이민단 모집 선전은 말짱 거짓말이었습네다. 척박한 첩첩산골이라 할아버님은 식솔을 이끌고 개활지를 찾아 밤낮으로 이레를 더 들어갔지요. 저는 화룡현 팔가자란 곳에서 태어났습네다. 땅을 개간한 개척민 1세대는 고생이 많았습네다. 마을 앞으로 해란강이 흐르지요. 노래에도 있잖습네까.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동해로 빠지는 해란강. 그해란강은 우리 조선족 동포의 젖줄입네다"
연변댁이 말한다. 나는 그쪽 이야기를 듣는다. 인희의 책읽기도 듣는다."…기사 아저씨가 학생들을 모아놓고 언덕 쪽을 가리켰습니다. '저기 무더기로 피어있는 노란꽃은 무슨 꽃입니까' 기사 아저씨가 어린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애기똥풀' 어린이들이 입을 모아 대답했습니다. '맞아요. 애기똥풀의줄기를 자르면 진노랑색 냄새나는 물이 흘러나오지요. 그게 꼭 아기가 누는똥을 닮았다해서 애기똥풀이라 한답니다. 여기, 이상하게 생긴 꽃이 피어 있네요. 붉은 보라색 꽃잎이 우산처럼 아래로 처졌잖아요. 잎도 땅을 덮으며누웠고요. 이 꽃의 이름은 처녀치마입니다. 잎이 한복 입은 처녀가 살풋 앉은 자태와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기사 아저씨가 발 옆에 핀 꽃을 가리켰습니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처녀치마꽃에 앉았습니다. 기사 아저씨는 나비나 벌을 통해 꽃가루가 옮겨지고, 그래서 식물이 번식하는 방법을 어린이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자연을 관찰하는 방법도 말했습니다. 어린이들을 데리고 강으로 내려갔습니다. 맑은 물에 노는 참종개를 관찰했습니다.기사 아저씨는 참마자.참종개.열목어는 깨끗한 물에만 사는 민물고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이 더러워지면 이런 고기들은 살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언덕과 냇가에 마음껏 뛰놀게 했습니다. 그제서야 교장 선생님은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기사 아저씨가 누구보다 훌륭한 선생님이라고인정했습니다. 기사 아저씨가 비록 연세는 많으나 계속 학교 버스를 운전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우야, 이 나팔꽃 보렴. 꽃잎에 가느다란 선이 그어져 있지? 나비나 벌이안전하게 수술과 암술이 있는 곳으로 날아들게끔 표시를 해둔 거야. 비행기의 활주로처럼. 곤충이 이 선을 따라 들어와 꽃가루를 수술에서 암술에 옮겨줘야 씨를 맺거든. 신기하지 않니? 아버지가 말했다.
"오빠, 아니 아저씨, 이 동화 재미없지?"
인희가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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