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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시의 푸른나무(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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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산 넘어 산으로 (5)바깥이 훤해져서야 인희엄마가 돌아온다. 한쪽 뺨과 턱이 벌겋게 부풀었다.인희엄마는 인희가 안고 자는 코알라 인형을 본다.

"저것 그 치가 사온 거야?"

인희엄마가 내게 묻는다.

"예"

인희가 무척 좋아해요 하고 나는 말하고 싶다. 인희엄마가 인형을 빼앗는다.인형을 방구석에 패대기친다. 인희가 눈을 뜬다. 울음을 터뜨린다. 인희가이불에서 빠져 나온다. 구석지로 기어간다. 코알라 인형을 다시 품에 안는다. 겁 먹은 눈으로 제 엄마를 본다.

"손님 올 때 됐다"

인희엄마가 내게 말한다. 우리는 홀로 나온다. 인희엄마는 앞치마를 두른다.소매를 걷어붙인다. 주방으로 간다. 국솥이 얹힌 가스렌지에 불을 켠다. 나는 '아침 식사됩니다'란 간판을 바깥 길에 내다 놓는다.

아침 식사 손님이 하나 둘 들어선다. 부근 공사장 인부들이 몰려온다."아주머니, 훈장 붙였습니다. 어젯밤에 한 판 붙은 모양이죠?"공사장 인부가 묻는다. 인희엄마는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부지런히 국밥과찬을 소반으로 나른다. 손님들이 계속 들어온다.

아침 식사 손님이 한차례 빠져 나간다. 연변댁이 온다. 연변댁이 인희엄마를보고 놀란다.

"밤 늦게 주정뱅이가 행패를 부렸군요? 총각두 뺨이 부었습네다"연변댁이 말한다.

"인희 아비가 왔어요. 파출소에다 넘겨버렸죠. 미친 놈, 다리까지 절며 나타나선"

인희엄마가 말한다. 인희엄마는 우리들 아침 밥상을 차린다. 나는 소머리국밥에 진력이 났다. 냄새도 맡기 싫다. 콩나물국이 먹고 싶다. 더러 따로 끓여 먹는다.

"인희야, 밥 먹어라"

인희엄마가 말한다. 앞치마를 벗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인희가 인형을 안고홀로 나온다. 연변댁, 인희, 내가 아침밥을 먹는다. 인희엄마는 안나온다."아주머니, 식사합세다"

연변댁이 말한다.

"난 안먹어요. 병원으로 가서 진단서를 끊어야겠어요"

방에서 인희엄마가 말한다. 한참뒤, 인희엄마가 나들이옷을 입고 나온다. 핸드백을 들고 있다. 인희엄마가 연변댁에게 병원에 갔다 오겠다고 말한다. 파출소에서 돌아온뒤 내내 표정이 무겁다.

한참 시간이 흐른뒤다. 점심식사 시간 전이다. 식당 문이 열린다. 기요와 짱구가 들어선다. 둘을 보자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선다. 온몸이 얼어붙는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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