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84)

택시가 종성시 번화가에 닿는다. 기요와 나는 택시에서 내린다. 기요가 통닭집에 들른다. 튀긴 통닭 한마리를 산다. 분식점에서 김밥도 산다.기요와 나는 백화점이 있는 네거리를 꺾어 돈다. 백화점 입구는 사람들로 붐빈다. 대형 현수막이 내리닫이로 걸려 있다. 백화점에 봄 세일이 있는 모양이다. 눈에 익은 낯익은 거리가 나선다. 양품점, 가전제품점, 구둣방, 화장품점, 양장점, 식당, 커피점, 단란주점, 호프집, 극장, 노래방… 온갖 점포들이 다 모여 있다. 온주시의 번화가만큼 화려하다. 밤낮으로 사람이 많이꾄다. 황금호텔, 맘모스호텔도 보인다. 이 구역이 최상무파의 근거지이다.황금호텔 나이트클럽은 낮에는 쉰다. 나는 그 업소에서 일했다. 또 거기서일하게 될는지 알 수 없다. 나이트클럽 입구코너에 구두닦이 알루미늄 박스가 있다. 그 박스의 운영은 조직이 맡고 있다."마두 아냐?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디 있었어?"

구두닦이 박스 안에서 누구인가 외친다. 얼굴에 구두약이 묻은 빈대아저씨다. 빈대아저씨가 헝겊 감은 손을 들어 보인다. 흐물쩍 웃는다. 앉아 있을때는 짧은 다리가 감추어진다. 빈대아저씨와 나는 한때 나이트클럽 문지기를했다. 벌룸코형도 열심히 구두를 닦고있다. 그도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기요는 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한성가든 쪽으로 걷는다. 거기에서골목으로 꺾어든다. 여관, 술집, 식당이 즐비한 골목이다. 일층에 안동손칼국시 식당이 있는 건물은 삼층집이다. 지하실은 카페, 이층은 전자오락장,삼층은 기원과 직업소개소가 있다. 나는 그 건물에 자주 들랑거렸다. 식구들이 카페와 오락장에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아저씨, 누가 왔어요?"

기요가 담배포 아저씨께 묻는다. 물으며 골목길을 살핀다.

"몇이 왔다 갔어. 불곰, 족제비, 죽사발. 찍들이 많이 얼쩡거려"담배포 명씨가 말한다. 나를 보고 아는 체한다. 따라와 하며 기요가 국시집이층 계단으로 오른다. 전자오락장의 소음이 바깥까지 시끄럽다. 삼층으로오른다. 딱하며 바둑판에 바둑돌 놓는 소리가 난다. 기요는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상오르는 계단에는 폐품 의자들이 쌓여있다. 기요가 옥상 철문을 두드린다. 한번 두드리고 멈췄다 두번을 연달아 두드린다.

"누구세요?"

안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기요가 키유라는 자기 별명을 댄다. 안에서문 따는 소리가 난다. 문이 열린다. 나이트클럽 새끼마담 문옥이 누나가 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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