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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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씨, 아까 키유가 말했잖소. 공무원이 그런 죽판에 뛰어다녀도 되오? 당장 커팅될텐데?" 짱구가 말한다."복잡한 사정이 있어요. 더이상 묻지마세요. 제가 당신네들한테 하고 싶은말은 우선 시우씨 고향..."

"잠깐, 내 말이 끝나지 않았수. 공무원이 죽판에 뛰어든다? 그렇다면 이중첩자 같은 것, 우리 말로 하자면, 수박통 아니요? 우리가 그런 쪽으로 골통이 잘돌지요. 비디오에 워낙 그런게 많아서. 그렇다면 시청 담당과에서 경주씨를 정보원으로 띄운 것 맞지요?"

짱구가 곰파고 든다. 노경주의 얼굴이 빨개진다.

"지난 이월, 산목동 난민촌 철거반 용역을 당신네들이 맞았죠? 어린애한테까지 각목을 휘둘러대구"

노경주가 발끈 성을 낸다.

"천만에, 강변파 짓이지. 우린 털털이들 죽사발까지 가로채지는 않는다우.보슈, 마두같은 멍청이를 데리고 있잖수. 우린 최소한 인간적 의리는 지킵니다"

"어쨌든 당신들네들이 시우씨를 보호하고 있으니 시우씨를 조마간 고향에 데려다 주세요. 할머니와 상면도 시키구. 만약 시우씨가 고향에 살겠다면 풀어놓아 줘요. 시우씬 지금 생활이 맞지가 않아요"

"왜, 경주씨가 마두를 모시고 가시지. 다시 데리고 온다는 조건으로""그럴용의도 있어요. 그러나 당분간은 바빠서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언어 훈련도 그렇구"

노경주가 탁자의 서류를 봉투에 담는다. 봉투를 내게 내민다. 나는 엉겹결에봉투를 받는다.

"시우씨, 이걸 주민등록증 대신 간직하고 다니세요. 틈을 내어 제가 종종 들를께요. 황금 나이트클럽 수위만 찾으면 시우씨와 연락이 되겠죠"노경주가 의자에서 일어난다. 짱구와 나도 일어선다. 노경주가 카운터로 간다. 주인이, 계산은 끝났다고 말한다. 우리는 밖으로 나온다."시우씨, 또 봐요, 열심히 살아요"

노경주가 내게 말한다. 회색 꼬마 차가 길 옆에 세워져 있다. 노경주가 차에오른다. 차의 시동이 걸린다. 앞 차와 뒤 차 사이, 좁은 공간을 빠져 나간다."마두, 넌 좋은 스승을 만났어. 내가 붙여주지, 시립복지원 노경주라..."짱구가 끝말을 중얼거린다. 나는 주위를 살핀다. 이때쯤이면 그런 장사꾼이 있었다. 꽃모종, 채소모종을 파는 장사꾼이다. 나무상자에 소복이 담아 길거리에서팔았다.

"뭘 찾니?"

짱구가 내게 묻는다.

"모종, 옥상에 고추와 상추를 심고 싶어"

내가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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