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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실리외교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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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레스코트로 FIEJ(국제신문발행인 협회)회장은 29일 파리총회 개막식에서 착잡한 심정으로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 불참에 대해 유감의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보였다.그도 그럴 것이 이날 총회에는 FIEJ총회 48년사상 역대국왕및 국가원수급에버금가는 시라크대통령이 불참함으로써 한마디로 '초반부터 김이 새는' 분위기인데다 최초로 최고급인사 불참이란 아쉬운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날 시라크 대통령의 불참은 최근 불.중 관계개선의 급진전분위기를 해치지않으려는 '프랑스측 장고'가 주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FIEJ측은 아무리 국가이익우선 시각이라 하지만 자유민주세계의 신성한 보루인 언론인들의 화합잔치에대한 최고지도자의 외면은 상식을 떠난 지나친 실리추구의 기회주의 발상으로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통적으로 파도타기와 변칙적 노선외교로 유명한 프랑스이기 때문에이번 상황도 그같은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이상할 것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도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차원의 이슈가 아닌 세계 언론단체협회와 상대정부(중국측)간의 시각차에서 오는 마찰을 놓고 중재보다 '회피의 길'을 선택한 개최국정상인 시라크대통령단안은 북경에 너무도 저자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지난 3년전 프랑스는 대만에 '미라주 전폭기 2000'이란 신예기 60대를판매한다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그후 2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의 길을걸었던 쓰라린 과거가 있다. 그후 94년 당시 발라뒤르총리가 전격 북경을 방문, 양국화해의 물꼬를 틀때까지 프랑스는 중국의 각종 기간산업및 합작진출에서 라이벌인 독일에 계속 뒤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맛보아야 했다. 한마디로권토중래의 기회를 가까스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포착해 사실상 북경정부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불외교의 일관적 흐름은 시라크 대통령도 어쩔수 없기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금상수상자인 가오유여사는 중국지도층의 아킬레스건인천안문사태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정부의 '초민감적인 항의'가 프랑스당국에 전달될 수 밖에 없었고 이 항의를 접한 시라크 대통령은 결국 '자국 국가이익'과 '세계언론자유'라는 저울질에서 '국가이익'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자신의 입장을 선택했다. 이날은 세계 언론발전에 또하나의 적신호를 울리는슬픈 결단의 날로 기록될 것 같다.

〈파리박향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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