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전일본 부총리겸 외상의 한일합방 관련 망언으로 온나라가 반일감정으로 다시 들끓고 있다.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등 민족단체들의 분노에 찬 성명과 망언 규탄대회가잇따르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일본문화원 화염병 투척사태까지 빚어졌다.그러나 파문이 어떻게 종결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정부는 일본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망언 당사자나 일정부가 사과의 뜻을 비치거나 마지못해 발언의 일부를 취소하면 그만이다.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는듯 소동은 일단락되는 것이다.
지난 53년 구보타(구보전) 당시 한일회담 수석대표의 "일본의 조선통치는 한국인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란 발언에서 비롯된 일본 정치인및 각료들의 한일역사 왜곡 망언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광복 50주년을 맞기까지 지금껏 일본인들이 걸핏하면 식민지 폭정을 정당화하는 시대착오적인 망발로 한민족을 모멸하려 드는 이유는 무엇인가.잊을만 하면 또 불거져나오는 망언에 일시적 반일감정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내부에서부터 그 본질적인 연유를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해방후 우리 현대사가 그들에게 과연 얼마나 떳떳했던가. 망발을 뇌까릴수있는 빌미를 줘오지는 않았던가.
어느 역사학자의 표현대로 "해방된 신생독립국에서 일제의 충직한 황국신민으로 매국매족에 앞장섰던 친일반역자들이 '새나라의 역군'이 되어 다시 지배층으로 등장한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를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우리는 또 그러한 오욕의 해방전후 역사를 얼마나 올바로 기록하고 후대에제대로 가르쳐 왔던가. 멀리 갈것도 없이 올들어 경향각처에서 벌어졌던 '이승만과 나라세우기' 전시회만 봐도 그렇다.
이승만이 현대사에 남긴 다른 공과는 차치하고라도 그는 친일 반역세력과 합세해 민족정기를 송두리째 짓밟아 놓음으로써 파행과 굴절의 우리 현대정치사를 잉태한 장본인이 아니었던가.
그런 인물을 그것도 광복 50주년을 맞아 '현대사를 바로 세우자'는 명분아래건국의 영웅으로 미화하는 세력이 있는 한 '한국의 오늘은 일본식민통치의 덕택'이라는 일본인들의 모멸찬 망언은 계속될 것이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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