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은 있어도 '떡받을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떡시루 들고 나선다'는 말은 없다. 그런데 최근의 남북한 쌀교섭을 보면 없던 속담이 하나 더 생길 정도로 실속없이 법석을 떤다는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북경비밀회담인지 교섭인지가 끝나기가 바쁘게 전국의 쌀을 끌어모아 밤샘 선적작업을 할때만 해도, 국민들은 그저 북한 식량사정이 저토록 급박하거니 했다. TV생중계되는 선적현장의 작업이 비때문에 일시중단 되었다고 할때도 저러다가 늦어지면 어쩌나하고 걱정했던게 순진한 국민들이었다. ▲그러나 그 걱정은 한낱 기우였다. 총리등 고위인사까지 참석하여 시끌벅적한 출항식까지 준비하고 있는 때에 북한쪽은 쌀의 북송을 연기해달라는통보를 해왔다. 뚜렷한 이유도 물론 없다. 단지 '받을 준비가 덜돼 있다'는 애매모호한 통보뿐이다. 하룻밤새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만 것이다.▲쌀회담이 끝나면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대책에 우려의 목소리는 진작부터있어 왔다. '선수송 후계약'방식에 해운사가 외면하고 있고 당장 예산이 부족해서 '외상구매'하는 것까진 좋으나 외국쌀을 수입해서라도 북에 주겠다는 호언은 빠른감도 없지 않았다. ▲물론 정부로서도 계책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자칫 '떡도 떡같이 못해먹고 찹쌀만 다 없애는 꼴'이 될 수도 있음은 알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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