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이 창당이래 최대의 수모를 당했다. 15개시도지사중 5개밖에 건지지못했고 지방권력구도가 지역할거주의에 입각한 신3당분점으로 귀착되었기때문이다.그래서 정가는 과연 민자당이 이 최대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갈 것인가 아니면 당내분격화로 혼란과 분해의 상태로 빠져 들어갈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을쏟고 있다.
일단 이번 선거결과는 민자당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고 볼수 있다. 그것은지역패권주의의 부활이라기보다는 전통적인 지지기반의 붕괴때문이었다.수십년동안 여러총선과 대선에서 확고한 여권아성으로 남아있던 대구,강원,제주,대전,충남북에서 쑥대밭이 되었다. 서울에서는 3등,그리고 대구에서는 4등이라는 처참한 상처를 받았다.
민자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특히 이번처럼지역분할구도가 재연된다면 여소야대로 이어지고 그것은 현재의 민자당 단독통치를 불가능하게 만들기때문이다.
특히 총선,대선은 야당자치단체장이 관장하는 상황속에서 치르는 곳도 적잖기때문에 훨씬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이보다 민자당은 당장 야당의 거센 압박에 시달려야 할 형편이다.문민개혁2년의 중간평가로 몰아붙이는 야당공세가 도사리고 있다. 당장 원내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자민련이 선거때처럼 공조해서 민자당을 협공해 올경우 속수무책이다.
물론 민자당이 과반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은 그렇게 질질 끌려다니는 상황은 생기지 않겠지만 이들의 공격은 김대통령의 통치와 민자당의 독주에 부담을 줄것은 뻔하다.
그렇다고 민자당이 이 난국을 타개할 뾰족한 카드가 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닌듯하다. 여권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지방선거로 치부하면서 선거사범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이는 '선거사정'요법을 동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이것만으로 정국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있다.또 과거 대구동을보선참패직후 금융실명제조치가 발표되었듯이 이번에도김대통령특유의 난관돌파용 충격조치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기는 하다.
일단 민자당은 이번 선거를 지자제선거로 제한규정하고 당정문책없이 평상체제로 복원하는 형식으로 이 위기를 넘어가려고 하는 모습이다.김영삼대통령도 28일 "이번 선거는 집권여당 스스로 금권,관권을 포기하고깨끗하게 치러 선거 혁명의 기틀을 마련했고 34년만에 지자제를 부활시킨데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정개편을 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밝혔다.그러나 민자당내부사정을 보면이번선거결과를 그냥 넘어가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당장 내홍을 겪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의 당정개편설부인에도 불구 책임론이 거론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고 이에따라 민심수습을 위해 소폭의 당정개편이 있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현재 이춘구대표와 김덕룡사무총장등 지도부인책논란도 등장하겠지만 국정방향과 국정주체의 근본적인 개선요구등 체제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될 공산이크다. 민정계의원들이 이번에는 전저럼 가만히 있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김윤환정무장관은 이미 민주계중심의 국정운영의 한계를 강하게 지적하면서 '신주체론'을 거론한바 있어 민정계의원들의 동향이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바로 집단움직임에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날이 갈수록 다수파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동태를 계속 보이면서 민주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만약 민주계중심의 현구도를 대폭 깨지않는다면 정계개편과 맞물려 여권분해현상이 가속화 될수도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민자당은 지역분할구도에 따른 소속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들의 탈당사태에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벌써 자민련의 김종필총재가 손짓을 하고 있다는후문이다. 특히 충청권과 강원권 대구경북권에서는 '책임득표제'에 따른 문책거론자체가 탈당을 부추길수도 있어 이마저 쉽게 다룰수 없는 형편이다.민자당내 민정계의 불만이 어떻게 표출될 것인가 여부는 결국 김영삼대통령이 이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있다. 자칫 민정계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는 문민개혁2년을 실패로규정하는 꼴이 된다는 지적도 있어 난감하다. 민주계내부에서는 "인천의 최기선시장,경기의 이인제지사 ,부산의 문정수시장, 경남의 김혁규지사등 대통령측근들인 민주계공천자는 모두 당선되지않았느냐"면서 민주계로 향하는 화살을 거부하고 있다.
〈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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