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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정족수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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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3시 통일안보외교분야 대정부질의를 벌이기 위해 속개된 국회본회의장. 의원들을 부르는 국회 의사과 여직원의 녹음된 목소리가 '청승스레'되풀이되고 있었지만 본회의는 재적의원(시도지사선거등으로 사퇴서를 제출한 의원들로 2백91명)4분의 1에 불과한 개의정족수(73명)를 채우지 못해10분여 공전되고 있었다.가까스로 본회의는 속개됐지만시종 70~80명선을 오가는 의원들만이 겨우자리를 지켰다. 문민정부들어 열린 국회치고 출석률, 열기등에서 최악의 '빈혈상태'를 보였다.

6일전 이번 국회가 개회하던날 각당의 의원총회장으로 거슬러 가보자. 각당은6·27지방선거가 각자에게 준 교훈을 되새김질하며 민자당 이춘구대표는"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장 국민들 눈에 비치는 이번 국회부터 진지하게 임해달라"며 결의를 다졌다. 민주당과 자민련 또한 '지방정부석권' '국민의 뜨거운 성원'등을 거론하며 이번 국회에 그에 상응한 변화를 보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같은 작심과는 달리 낡은 영화필름을 다시 보는듯한 여전한 구태가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국회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민주당에 돌려진다. 가장 열기를 돋워야 할 제1야당의원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도 소속의원 96명중 10여명 의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뿐 나머지 의원들은 그 행방이 묘연했다. 초읽기에 들어간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신당 창당으로 제1야당이 분당이란 회오리 바람속에서'방황'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자민련의원들도 마찬가지. 21명 재적의원중 불과 6~7명만이자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민자당은 오히려 달라 보였다. 아예 자취를 찾기쉽지않은 야당 대표들과는달리 이민자대표만이 꿋꿋이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역의원들의 불참도 두드러졌다·32명의 대구·경북지역 의원중 자리를지킨 의원은 김복동, 현경자(자민), 반형식, 유돈우, 이영창, 김해석, 김상구, 김동권, 강신조의원(민자)등 고작 8~9명. 대구지역의 경우는 김해석의원외에 다른 의원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주당의원들과 지역의원들의 정치적'좌고우면'이 결국 국회마저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일까….〈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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