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이상경·대구리스금융 회장)-대구경제 활성화 방향

**획일적 '공업화'치중**지역산업 육성은 지역단위의 자원과 특성이 최대한 활용되면서 주민 소득과 삶의 질이 향상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겠다.

그리고 도시 발전방향은 궁극적으로는 살길 좋은 도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생활을 즐기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데있기 때문에 반드시 공업화사회가돼야하는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지역활성화정책은 어느 지역 할것없이 지역의 여건이나 특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채 획일적으로 공업화 정책을 써 왔으며공업화만이 지역발전의 지름길인양 기업이나 공장유치에 열을 올려 온 것도 사실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산업구조가 싫든 좋든 서비스, 교육, 금융, 정보등 3차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 되고있는 가운데 공업사회로 성장해온 대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업화정책을 추구한다면 대구는 단순한 생산기지로 전락될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대구는 산업공동화 현상이라든지 구조조정차원의 대체산업 유치는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무슨 산업이든 많이만 유치하면 된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산업유치 정책은 지양돼야 할것이다.

전략적 산업의 유치라 하더라도 유치되는 기업이 그 지역에서 뿌리 내려져정착하려면 오랜 시일이 걸려야 한다.

더욱이 지역주민의 소득과 직결될수 있게 되기까지, 그리고 그 지역에서확대생산적 효과를 얻을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인지 짐작할수 있다. 또 이들 산업은 대개의 경우 땅값, 세제등 특혜성 지원을 기대해서 오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지역외자본과 지역외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역애'란 있을수 없고 근본적으로는 그 지역과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산업의 유치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공업화 정책이 반드시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지역애'없는 역외기업**

다음으로 생각해볼 것은 생산을 위주로 하는 공업화 사회에서의 철학이 효율제일주의, 즉 싸게 많이 빨리의 논리인데 비해서 소비 서비스를 전제로 하는 정보화사회에서는 가치있는 물건을 성의껏 개개인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산업구조가 바뀌고 복잡다기능화 돼가는 근대사회에서는 노동력을 위주로 하는 기존의 지역산업을 부가가치화 산업으로 승화시켜 두뇌산업으로 재활 내지 구조개선시켜 나가는 문제가 제기된다.예를들면 효율위주로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대구의 직물산업도 구조개선에적응하지 못한다면 제직 그 자체만으로는 품질경쟁이나 가격경쟁에서 이길수있다고 보기 어렵고 공장에서 생산해내는 직물 자체의 값어치는 생산가(생산가) 그대로가 값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가치를창조해낼 수 있는 섬유 고부가가치화 작업은 다른 섬유관련 산업과의 연대나결합에서 이뤄내는 길밖에 없다.

그런 뜻에서 대구섬유는 패션과 함께 섬유관련 산업과의 공생의 길이 모색돼야 하고 그것이 정책에 적극 반영돼야 하리라 본다.

과거 임명제 시장때의 발전방향 설정의 착오와 경제문제에 대한 소극적 자세로 대구의 좋은 입지조건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도 하지만새 시장 취임으로 대구경제 활성화 기획단을 발족시켜 다시 실상과 원인을분석해서 실천계획을 수립한다하니 옳은 일이다. 그러나 이때까지 역대시장이 파악해서 만든 이 지역 경제활성화 방안은 어디갔으며, 다시 파악해야 한다니 허송세월한 지난 시간들이 아깝다.

아무튼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 화려한 청사진으로 끝나지 않기를바라면서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안은 하드웨어에서 보다 소프트웨어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두고 싶다.

전체적으로 봐서 패션산업은 시민생활에 점차 그 필요성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호텔이 우리 생활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것과 마찬가지로 패션산업의 존재도 시민생활에 불가분의 관계로 성장할 것이 틀림없다.패션산업은 성장성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교육 문화산업과 함께 복합적인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힘이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산업들을 잘 가꾸고 성장시켜 나가는것이 바로 대구섬유 활성화의방향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섬유도시로서의 이미지 그리고 섬유전통, 섬유도시적 환경을 잘 살려나간다면 굳이 다른 산업유치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지역경제 활성하는 가능하리라 본다.

그런뜻에서 당국은 도시 '이미지', 도시 '무드'를 산업환경에 걸맞는 분위기로 몰고 가야하고 섬유도시면 섬유도시다운 거리조성, 패션어패럴의 단지,패션거리 조성등의 기반조성에 정책우선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부문에 대해선 보다 분명한 방향제시가 있어야 한다.

**산업환경 차별화를**

그런연후에 패션쇼나 섬유전시등 이벤트의 개최, 정보 서비스의 제공등이부수적으로 뒤따를 문제지 여건과 현실은 성숙되지 않은채 패션쇼다, 이벤트다 하는것은 일회용일 가능성이 높고 실효를 거두기가 어려울것이다. 이러한것들은 비단 섬유활성화 뿐아니라 대구전체의 발전방향의 문제라 할 수 있고대구가 중추거점도시로 육성되려면 적어도 그지역이 가진 역사성이나 문화성을 바탕으로해서 서울 또는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고 서울집중화 현상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거기에서 얻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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