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를 고적도시로 살릴 것인가, 경마장 유흥도시로 개발할 것인가'경부고속전철의 경주 통과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화계에서는 차제에 경주의 도시 성격부터 규정지어야한다는 원론적인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경북대 박물관장 이백규교수(고고인류학)는 "모든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특성을 지녀야한다"면서 "경주를 문화도시로 남길 것인가 아니면 개발을 지향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분명히 하지 않은탓에 각종 개발현안이 발표될 때마다 마찰을 빚게된다"고 강조한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어떤 도시를 찾았을때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수 있는 도시의 성격은 세계화.지방화시대에 각 지역들이 살아남기위해서 갖추어야하는 필수조건이다.
"예전에는 경주에 가면 고분들이 뭉긋뭉긋하게 솟아있어 옛날에 뭔가 있었던 도시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 최근에는 고분보다 고층아파트부터눈에 띄어 경주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렵다"는 시민 최명주씨(대구시 수성구만촌동)는 개발논리에 밀려 고도의 성격을 날로 잃는 경주를 자주 찾고싶은마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7년째 경주에 살고 있는 유동근씨는 "남산을 50번 이상 답사했다. 경주는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풍부한 문화유산을 지닌 도시이다"라면서 "어떤 노선이 문화재를 덜 파괴하느냐를 따지는 소극적인 입장을 떠나 거국적인 입장에서 경주의 풍치를 살리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한다.경산대 김세기교수(사학)는 "경주에 아파트와 공단이 들어서고부터 일본인관광객들이 공공연히 경주에 더 이상 볼것이 없다는 소리를 자주한다"면서일본에서는 신간선을 설치할 때 고도 나랑을 보존하기위해 경도로 '우회'한사례를 들면서 경주의 정체성을 살려나갈 방도를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경주박물관회 김원주회장은 "최근 민족정기를 밟는다고 조선총독부건물을헐면서 천년고도를 훼손시키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으며, 경북대 이희준교수(고고인류학)는 "신속한 물류이동을 목적으로 건설되는 경부고속전철이 경주에 설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계명대박물관 조영현씨는 "경주에 고속전철이 들어서고 역세권이 개발되면 경주의 풍광은 아예 사라지고 말 것"이라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유적이 없고 옛문화가 사라진 경주를 과연 찾아올 것인지 분명히 따져야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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