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8회 매일 여성한글백일장 최우수작

-운문-주소불명(근로부)-단풍잎 우표 붙여 가을을 보내주는

차분한 언니 같은 맑은 하늘은

호~호~ 동그란 입술 모아

뽀드득 닦자 하던

너의 창이기도 한 나의 창

버선발 망쳐가며

고무줄 뛰고넘던 높은 하늘로

손톱끝 닳아가며

조막손 공기줍기하던 그 너른 하늘로

_친구야! 오늘도 내 안으로 들어오렴↕

귓가엔 새소리 같은 너의 목소리

너와 날 이어주던 성수대교가

생일을 이틀 남겨두고

너만을 데려갈 줄은…….

주인을 잃은 미역국만이

바닷내음 풍기며 체온을 잃어가는데

나의 창이기도 한 너의 창에

나만이 동그란 네 마음을 훔쳐본다.

네가 떠나던 날

하늘을 돌며 울어주던 새들도

저렇게 날아오르는데

여태도…여태도…뽀드득…뽀드득

너의 하늘만을 닦는가 보다.

새벽부터 열어둔 너의 하늘에

이슬 띄워보낸 동그란 내 마음은

주소불명 서리 맞은 채

국화꽃잎 속으로 쪼르르…숨어버렸다.

양정자(구미시 신평새마을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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