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자금스타' 박계동의원 영남대강연

8일 오후 3시30분 영남대 사범대 강당에서 열린 박계동의원(민주·서울 강서갑) 강연에는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폭로의 주역에 쏠리는 관심과 열기를 반영하듯 학생들이 몰렸다.박의원도 이에 고무받아 많은 얘기를 했다.

"비자금 폭로 이후 여러 학교에서 강연 초청을 받았으나 영남대에 온게처음"이라고 밝힌 것은 노전대통령의 고향에 온 그의 소회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하겠다.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박의원은 우선 'A자금'이란 신조어를구사했다.

'비자금'이란 단어를 풍자해 만든 이 말은 노전대통령이 쓰고 남은 돈이 1천7백억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박의원이 밝힌 노전대통령의'A자금'은 금융자산만 5천~6천억원이다.그는 "율곡사업 등 6공에서 시행한 대형 국책사업 대가로 노전대통령이 받은리베이트만 해도 1조6천5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자기 주장의 신빙성을 더했다.

박의원은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는 이를 밝히지 못할 것이라고내다봤다.

노전대통령이 대선자금을 무기로 김영삼대통령을 "협박"하고 있으며 이때문에 곤경에 처해있는 사람은 노전대통령이 아니라 김대통령이라는 얘기다.박의원은 "이때문에 검찰은 비자금 규모를 현재 알려진대로 축소해 발표할 것이며 이 경우 나는 사실을 다시 밝히겠다"고 말해 제2의 폭로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의원은 또 "김대통령이 대선자금 등 모든 것을 밝히고 국민투표 등의 방법으로 용서를 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김대통령은 그러나 축소 은폐하는식으로 이 사건을 무마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비난한 정치인은 김대통령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김대중총재가 겨우 20억원밖에 받지 않았다며 발뺌하는데 어쨌거나 '적과의 동침'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해 학생들의 폭소를 이끌어냈다.김종필총재에 대해서는 "중앙정보부 창설 등 숱한 과오로 집에서 반성문이나 쓰고있어야 될 사람이 무슨 대권 운운하느냐"고 신랄히 비난했다.박의원은 또 "타락한 정치인도 문제지만 그런 사람을 뽑아준 국민들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경북이 그동안 존경받는 정치인을 만들어냈느냐?"고 반문하고 이제는 망국적 지역감정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