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나라에 장한(張翰)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그는 자신의고향에서 나는 노어회와 순채국이 먹고 싶어서 갑자기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돌아갔다고 한다. 고향의 노어회와 순채국이먹고 싶다고 갑자기 관직을 버리고훌훌 떠난 장한이라는 사람의 여유에 깊은 공감이 일었다. 이미 산업사회의 일부로 편입된, 좀더 정확하게는 체제나 제면의 부품의 하나로 전락(?)한 현대인에게 장한이라는 사람의 행동은 어쩌먼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비칠지 모른다.그러나 최소한 자기 사고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장한은 현대산업사회 인간보다는 훨씬 더 인간적 이라고할 수 있다.
봄이 되면 나물바구니를 옆에 끼고 나물 캐러 가던 어머니와 누나들의 모습이떠오른다. 이런날 저녁 식탁은 봄나물 처럼 싱싱했고 둘러앉은 가족들의 대화또한 풍요로웠다. 요즘은 모두가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가족이 함께 모여식사할 기회마저 갖기 어려워 진게 사실이다. 또한 봄나물이라고 특별히 이름을 붙혀 부를 만한 나물도 없고 불여야할 까닭도 없어졌다. 채소류가 시도 철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봄나물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봄나물이 없어진 시절, 봄이되어도 더 이상 산나물을 뜯기 어려워진 세월을 우리가 살고 있다. 사시사철 착색제로 뒤범벅이 된 나물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세상의 한 복판에 우리가 서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는 봄을 제대로 느껴 볼겨를도 없다. 어머니의 나물대바구니에서 부터 오던 봄소식이 이제는 도심 한복판에 괴물처럼 우뚝 선 백화점의 봄상품 판매 상업전략의 광고 문구로나 희미하게 계절의 봄이구나를 느끼게 할 뿐이다.
편리한 문명의 이기와 빠른 경제성장의 풍요로운 과실에 눈이 멀고 있는 사이우리 삶의 한 부분이 허물어 지고 있는지 모른다. 계진의 변화를 알아차리기어려워진 시대, 봄이 와도 봄나물을 뜯으러 갈 수 없게된 그런 시대를 우리는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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