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世風

"매미 줍기와 나무 깍기"

곱사등이 노인의 道

孔子가 楚나라 가는길에 숲속을 지나다보니 곱사등이 노인 한사람이 장대로 매미를 잡는데 마치손으로 물건을 줍는듯 했다. 그는 물었다. 당신, 참으로 용하구려. 무슨 道가 있는가. 곱사등이 노인이 답했다. 도가 있지요, 5.6월쯤 되어 2개의 공을 장대끝에 포개어 떨어지지 않으면 매미를 잡는데 실수가 아주 적고, 공을 3개 포개어 떨어지지 않으면 매미를 잡는 실수는 10의1쯤 되며, 5개를 포개어 떨어지지 않으면 손으로 물건을 줍는듯 되지요. 나는 몸가지기를 마른나무 그루터기와같이 하고 팔가지기는 마른 나뭇가지와 같이 하오. 그러므로 아무리 천지가 크고 만물이 많다 해도 내가 보는 것은 오직 매미 날개뿐이오. 그래서 몸을 뒤치거나 솟구거나 하지도 않소. 만물을가지고서도 매미 날개와 바꾸지 않거늘 어떻게 한들 안될 것이 있겠소?

공자는 그의 제자들을 돌아보고 말했다. 마음을 오올히 써서 갈리지 않으면 정신이 어리어 움직이지 않는다 하더니 저 곱사등이 노인을 두고 한 말이구나.

莊子 의 이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여러 사람의 입에 두고두고 오르내리는 것은 그만큼생명력이 긴 때문이다. 또 우리 가운데 수많은 곱사등이 노인 이 새로 생겨나고 공을 포개어 보려고 여러번 시도하지만 그게 쉽지 않고 번번이 무너져 내려 매미 줍기 향념은 이루지 못하는꿈으로만 커지는 것이어서 더하다. 몸을 마른나무 그루터기와 같이 하고 팔가지기를 마른 나뭇가지와 같이 함은 곧 사람이 마른 나무가 된다는 것인데 마른 나무를 찾아 앉는 매미가 사람으로미심쩍어할 턱이 없다. 줍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수련

또하나의 이야기를 보자. 목수 慶이라는 사람이 나무를 깎아 거(鐘등 악기걸이)를 만드는데 그것을 보는 사람은 모두 귀신의 솜씨가 아닌가 하고 놀랐다. 누구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자네는 무슨 術로 그렇게 만드는가.

목수가 대답했다. 목수가 무슨 술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오직 한가지가 있습니다. 나는 처음에 거를 만들려고 할때에는 아직 한번도 기운을 감소시킨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먼저 齋(재=부정을 피함)를 해서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흘동안의 재를 마치면 누구의 賞이나 벼슬을 바라는 생각이 없어지고, 그다음 닷새동안의 재를 마치면 남의 비방이나 칭찬이나 잘되고 못되는 것을 걱정하는 생각이 없어지며, 그다음 이렛동안 재를 마치면 문득 내게 사지나 몸뚱이가있는것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때에는 나라나 관청을 위한다는 생각조차 없어져서 안으로는 기술이 온전하고 밖으로는 세상의 어지러움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무렵 비로소 산으로 들어가 나무의 천성을 살펴보아서 바탕이나 모양이 갖추어진 나무를 본뒤에는 장차 달라질모습을 눈앞에 그려보고 그다음에야 손을대어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나무가 보이지 않을때에는 그만두는 것이며, 이것은 곧 하늘로써 하늘에 합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물건이 신의 솜씨가 아닌가 의심되는 바는 이 까닭입니다.

욕심버림에서 시작

이것은 이른바 마음을 비우는 일, 욕심을 버리는 수련일 것이다. 사람이 욕심을 버리게 되면 신기가 움직인다는 말이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사회에는 1만여종의 직업이 있다고 한다. 모두들 자기직종에 사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다면 이룰수 없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대총선에뽑혀 정치를 하게되는 사람들에게도 간곡히 전하고 싶은 말이다.

〈本社 論說委員 李正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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