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비가 며칠째 추근추근 내리고 있다. 여름장마가 지나고 한동안 불볕더위가퍼부어 농작물이 가뭄을 탔는데 때를 크게 늦추지않고 내려주니 반갑다. 아침저녁 집근처 풀숲에서 귀뚜라미가 운다. 처음은 한두 마리더니 이제 제법 합창이다. 분명 가을이다. 그 구성진 가락위로 비가 오고 있으니 가을비다. ▲처서(處暑)가 지나고 이맘때 며칠째 계속되는 걸 가을장마라 부른다. 올 가을은 기온이 예년과 비슷하고 강우량도 조금 적거나 비슷할 것이라한다. 유난히 덥고여러일들이 겹쳐 열이 오르고 바쁘게 돌아간 여름도 지금은 저쪽으로 물러났다. 올림픽의 환희와 실망, 또 한 젊은 생명을 앗아간 한총련시위의 폭력사태,두 전직대통령에 내려진 중형선고. ▲옛사람은 이맘때를 좋은 계절이라 일렀다.귀뚜라미가 집에 있으니/ 이 해가 드디어 가는도다/지금우리들이 즐거워 하지않으면/일월(日月)이 가버리리라… (詩經) 늦가을을 읊은 듯하지만 일년내내 땀흘려 일한 보람을 거둘 때임을 강조한다. ▲그렇다. 우리도 농부들이 호미를 흐르는 냇물에 씻어 보내듯이 여름의 땀내나고 지겹던 일들을 훌훌보내고 정신을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편안하지 않겠나/직분으로 맡은 것을생각하여/樂을 좋아하되 너무 지나침이 없게함이/良士가 돌아보고 돌아보는 바이니라 (詩經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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