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는 감사를 받는 기관장들의 태도에 따라 똑같은 상임위라도 감사장 분위기가 시시각각 달라져 순탄하게 진행되기도,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소관 업무도 제대로 파악 못한채 연신 죄송합니다 를 연발하는 소심형 , 추후 검토해 보고하겠다 는 현장모면형 도 있지만 의원들에 맞서 설전을 벌이는소신파 나 마음대로 해보라 는 배짱형 도 적지않다.
○…박재윤(朴在潤) 통산부장관은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에 걸친 국감에서 시종 핵심을피해가는 답변으로 일관, 의원들의 호통과 질책을 초래.
박장관은 무역수지 적자, 과소비, 통상문제등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진 의원들의 질의에 검토해 보겠다 참고하겠다 며 확실한 답변을 피해 현장모면형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분류됐다.
한국토지공사의 이효계(李孝桂) 사장은 14일 건교위 국감에서 토공(土公)이 떠안고 있는 4조원대의 부채문제 해결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졌으나이렇다할 대답을 못한채 실무자들에게 답변을 떠넘기는등 답답한 상황을 연출.김봉호(金琫鎬.국민회의)의원은 보다못해 모르면 모른다, 아니면 앞으로 계획을 세워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 등으로 넘어가면 되는데 왜 그리 요령이 없느냐고 힐책하기도.
○….의원들과 얼굴을 붉히며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배짱형 기관장도 상당수눈에 띄였는데 오인환(吳隣煥) 공보처장관이 대표적인 사례.
오장관은 2일 공보처에 대한 국감에서 신기남(辛基南.국민회의)의원이 일부 언론보도를인용, 단일방송법안에 대한 장관의 입장을 비난하자 자꾸 신문만 보고그러시는데 나에게 확인전화 한번 한적이 있느냐 고 역공세.
오장관은 또 지역민방이 결국 서울방송의 네트워크하는게 아니냐 는 추궁에당초 지역민방의 제1목표가 서울방송 프로그램을 보지못하는 지방주민들을 위한 것 이라고 답변.
이시윤(李時潤) 감사원장도 15일 법사위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이 효산콘도 건설허가의 불법성을 계속 주장하자 판사출신답게 법규정을 파고들며 정치적 문제를 법적인 문제로 풀어 방어해 민사소송법 이론가로서의 면모를 과시.
○…지방자치시대답게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대부분 소신발언으로 일관해 눈길.
조순(趙淳)서울시장은 조용한 어조로 답변내용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도 할말을 다했다는 평가. 특히 10일 내무위 국감에서 선서문을 직접 전달하지 않은데대해 이재오(李在五.신한국)의원의 호통에도 불구, 별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유지.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도 1일 내무위 국감에서 대구가 1인당 총생산액이 전국 최하위 라고 보고했다가 의원들이 근거를 대라고 호통치자 경제공부를 한사람이기에 경제용어는 구별할 줄 안다 면서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한 것 이라며 정면 반박.
문정수(文正秀) 부산시장은 10일 국회보건복지위 감사에서 김홍신(金洪信.국민회의)의원이 효정원사건과 관련해 추궁을 계속하자 솔직히 공무원 비리는 잘모르겠으며 김의원께서 자료를 더 많이 확보한것 같으니 자료를 주시면 철저히조사해 처리하겠다 며 정면돌파로 사태를 수습.
○….공손한 처신과 솔직한 답변으로 화근(禍根) 을 피해나간 기관장들도 적지않은편.
김영수(金榮秀) 문체부 장관은 쟁점이 별로 없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의원들에게 비교적공손한 자세로 임해 큰 논란없이 국감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가.
진념(陳稔) 노동부장관의 경우 환경노동위 국감에서 이해찬(李海瓚.국민회의)의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제출한 보고서가 사실과 다르다며 추궁하자
확인결과 번역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며 시인해 파문확대를 조기수습.
안병영(安秉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30일 교육부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앞서 교육개혁조치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교육철학을 밝히며 교육개혁은꼭 성공한다 의원님들이 도와줘야 한다 는 등 소신과 호소를 섞어 별탈없이넘어갔다는 평가.
신상우(辛相佑)해양수산부장관도 7선의원 출신의 관록을 살려 후배의원들의 질문중 모르는 사안이 나왔을 경우 현황 파악이 안돼 죄송하다 며 솔직히 시인하는 겸손함을보여 점수를 얻었다는 평.
김만제(金滿堤) 포항제철회장은 경제부총리 출신답게 해박한 전문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준비한 답변서를 거의 참고하지 않은채 시종 상세하고 정확하게답변하는 능수능란함을 과시.
그는 업무보고시 이해를 돕기위해 상세하게 설명하겠다 며 양해를 구한뒤 현황에 대해 자세히 보고, 손세일(孫世一)위원장으로 부터 회사홍보를 너무 하지말라 는 주의를 들었을 정도.
의료보험연합회 윤성태(尹成泰)회장은 지난 9월 척추수술을 받아 아직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14일 국회보건복지위 감사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답변에 나서는 바람에 의원들로 부터 회장에게 새로 물을 사안이 있으면 다시 부를테니다른 방에서 쉬라 는배려를 받아 쉽게 넘어간 케이스.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은 실무자들이 만든 답변자료를 토씨 하나 고치지않고 그대로 읽어가는 대표적인 대독형(代讀型) .
이에따라 야당의원들로부터 일국의 국방을 책임진 장관으로서 소신을 갖고 답변하라 는 핀잔을 들었고 의원들이 보충질의를 해도 재차 답변자료를 그대로다시 읽어내려가며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
박일용(朴一龍)경찰청장은 한총련사태를 둘러싼 야당의원들과의 입씨름에서 거북한 대목에 대해서는 짧게 모른다 없다 고 대답하다가 추궁이 계속되면 의원들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아무말도 않는 고집형.
김기수(金起秀) 검찰총장도 4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이 검찰의 공정성을 집중추궁하자 외부에서 검찰을 보는 시각과 검찰내부의 입장이 다르다는것을 실감했다 검찰권을 공정하게 행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스럽게 행사된 것으로 보이도록 하는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고 답변해 야당의원들을더욱 자극하는 뱃심 을 과시.
최환(崔桓) 서울지검장은 한정된 답변시간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질의에 일일이 답변하는 방법으로 사실상의 시간끌기 를 시도하는등 교묘하게 서면답변을 유도해 내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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