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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비트 대 …''호텔뽀이는…'를 보고

"지역연극계의 고질적 병폐인 연기력의 한계드러나"극단 예전 의 보비트 대 보비트 (김태석 작/연출)나 극단 온누리 의 호텔뽀이는 무엇을 보았는가? (조 오튼 작/이국희 연출)는 지역연극계의 고질적 병폐인 연기력의 한계와 극의 내용에 대한 심층적 접근에 있어서 한계를 보여준 연극이었다. 두 작품은 폭력적 관점에서의 성에 대한 접근과 성의 희극화라는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적인 내용이 중심이 되는 연극이었다.지극히 절충적 양식을 띤 보비트… 는 남편의 성기를 절단한 부인의 행위에대해 그 죄의 유무를 법정 토론극형식을 통해 판단하고자 하는데, 우선 관객들을 배심원으로 위임하고 법정 참고인으로 관객 중 한 명을 선정하여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연출 기법은 참신해 보였다. 그러나 극 전체를 통해 그논의의 대상이 사건 당사자들보다는 검사나 변호사의 대립이 중심이 되고 그들의 장황한 설명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으로써 이 연극이 원래 목적했던 의미들은 실종되고 말았다. 여기에다 법률적 상식과 즉흥연기의 한계를 보여준 검사(이종철)와 변호사(남영화)는 자기주장에 급급한 나머지 관객 참여를 진지한 토론으로 유도하기보다는 참고인(관객)에게 강요된 대답을 요구함으로써 진정한의미의 참여 연극정신을 상실케하고 말았다.

과감한 신체 노출을 통해 성의 희극화를 목적으로 했던 호텔뽀이… 의 경우도희극적 리듬과 즉흥연기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화술에 있어서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으나 감정 표현에 있어 탄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프렌티스 박사(이동수)나 틀에 박인 화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 외의 배우들은희극적 리듬감을 따라가는데 있어 대부분 자유롭지 못했다. 여기에다 비극이나미스터리 극을 연상케하는 장치선의 날카로움은 희극적 분위기를 격감시키는요인이 되고 말았다. 결국 두 편의 연극은 연출 기법이나 조명 등 몇가지의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극의 주제에 대한 심층적 분석도, 극적 흥미 유발에도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연기와 연극적 깊이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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