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열린 제4차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가 25일 마닐라실행계획(MAPA)을 승인한후폐막됐다. 이번 회의는 지난 94년 보고르회의에서 설정한 목표와 지난해 오사카회의에서 채택한행동지침을 바탕으로 18개 회원국이 제출한 실행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이로써 APEC는 '행동하는 공동체'로 결속된 것이다.
MAPA가 채택됨으로써 그간 끈질기게 논의돼 오던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계획이 논의단계를 넘어 실천단계로 접어 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18개회원국들이 공동으로지은 집에 내부장식을 각자의 역량대로 다듬고 채색하는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이번 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필리핀이 무역및 투자 자유화보다 실질적인 정부차원의 경제기술협력문제에 더 많은 무게를 실어 하나의 명제로 내놓은 것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이것은 두레정신이 밑바탕이 돼야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APEC의 이상과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내년 밴쿠버회의의 주의제인 균형발전과 공동체형성에 딱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반면에 선진참가국들은 정부차원의 협조와 지원은 뒤로 밀어내고 민간기업인을 앞세워 상호간 협력과 친(親)비즈니스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도록 배려한 것도APEC의 목표에 크게 부합되는 것이다.
MAPA는 회원국들의 능력과 수준에 따라 2010년 또는 2020년까지 무역과 투자에 대한 완전 자유화를 염두에 두고 자발적으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내년부터 자유화 계획의 형평성과이행실적을 체크하는 기능이 강화되어 어느정도 강제성을 띠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이란 적잖은 부담속에서 더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는 2000년까지 92개 품목의 투자개방계획과 지적(知的)재산권분야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합의 준수를 약속한 것도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고 또 APEC에서 조정자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경제를 주축으로 한 국력이 그만큼 신장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국제적 통상외교의 목표가 열린 마당을지향하고 있다면 우리도 이에 발맞춰 법과 제도는 물론 관습까지도 국제규격에 맞춰야 한다. 필요에 따라선 의식과 인식까지도 국제적 흐름에 너울을 탈줄 알아야 한다. 개방은 경쟁이다. 경쟁을 이기기 위해선 앞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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