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내일 담화

25일로 예정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 국민담화가 앞으로 정국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것으로 보여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대국민담화에서 김대통령은 오랜 '침묵'을 깨고 혼미한현 시국에 임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담화를 통해 김대통령은 노동법·안기부법의 기습처리, 한보사태 등으로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시국수습 방향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여준(尹汝雋)청와대대변인은 그동안 하루 평균 2~3차례 본관 집무실로 올라가 김대통령으로부터 담화내용에 대한 지시를 받았으며 일요일인 23일 담화문안을 최종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김대통령이 그동안 청와대 비서진과 여권 대권주자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로부터 민심의 현주소와그 수습책 등에 관해 '고언(苦言)'을 들어왔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고보면 이번 담화에 김대통령이 얼마나 심혈을 쏟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은 한보의혹 연루성에 휘말린 차남 현철씨 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이 어떻게언급할 것인가 하는 대목.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어떤 형태로든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것"이라고 말해 김대통령이 깊은 사과나 유감의 뜻을 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각계인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현실인식을 갖고있다"고 말해 김대통령이 그야말로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자세로 난마처럼 얽힌 현 정국을 풀어나갈 것임을 내비쳤다.

김대통령이 지난 몇 년동안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지만 요즘처럼 '처연하고 비장한 심경'을토로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또 대형부정사건인 '한보'비리에 핵심측근들인 현직각료및 민주계의원들이 연루된데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한편 이를 교훈으로 삼아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담화에서는 또 남은 임기 1년간의 국정운영 방향도 제시된다.

김대통령은 올 12월 대선의 공정한 선거관리, 신한국당의 당내 민주화및 당활성화 방안, 여권 대권후보의 완전한 자유경선 보장 의지 등을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경우에 따라서는 차기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 일정을 비롯, 여권 대권구도의 조기 가시화에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에 비추어, 김대통령은 황장엽(黃長燁)북한노동당비서 망명과 이한영(李韓永)씨 피습 사건을 계기로 대북 안보태세확립과 치안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력을 결집해야할 시점이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노동관계법을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하고 노사양측을 비롯한 국민들이 그 결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노동관계법개정내용을 수용해줄 것을 거듭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 이어 이달말이나 3월3일께 내각과 청와대를, 3월5일 보선직후 신한국당을 각각 개편하는 등 전면적인 당정개편을 단행하고 여타 시국수습책도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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