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전총리가 신한국당 상임고문에 임명된 5일 오전부터 당내는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상임고문에 임명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전격적으로 이뤄지자 크게 놀라는 표정들이다. 당내에서는 김영삼대통령의 허를 찌르는 묘수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면 김영삼대통령이 이전총리를 본인과 논의하지 않고 갑자기 당 상임고문으로 영입한 배경은무엇이고 그리고 이것이 향후 여권내 대선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가 자못 궁금하다.일단 이전총리의 상임고문 임명으로 여권내 대선구도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 벌어질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왜냐하면 임명과정에서 보여 주었듯이 대통령이 이전총리에게 뭔가 힘을실어주고 있는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총리는 서울대총장과 국무총리의 화려한 경력에다가 총리 재임시절에 보여준 뛰어난 정치력을 겸비했고 또 대구 경북지역 출신이라는 지역적기반까지 가세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낄수도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이전총리의 당 상임고문 임명을 두고 대체적으로 대선주자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김대통령의 절묘한 수로 바라보고 있다. 다시 말해대선주자들의 수를 확대함으로써 역으로오히려 통제를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전총리가'와일드 카드'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특히 이전총리는 무욕론을 펼치기도 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도 적은 편이다.최근 사실 대선주자군이 이회창,박찬종,이한동고문 등 3명정도로 압축되면서 대통령의 선택의 폭이 줄어든 것은 물론 레임덕 현상까지 발생하는 사태로나아가면서 대통령의 고민이 이만저만한게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대세를 타고 있는 이회창고문과 박찬종고문에 대한 견제카드로 활용하려는 속셈이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물론 두고문은 겉으로는 한결같이"당의 전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이들 캠프내부를 들여다보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어쨌든 당내에 이전총리의 당 상임고문 임명을 놓고 '예우차원'으로 의미를 격하하는 인사들도있지만 고위소식통들은 이전총리의 당내진입에 다소 무게를 두고 있다. "이전총리가 이제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 "원외인사라고 대표가 되지 못하는 법이 어디있느냐"며 대표기용 가능성까지 점치기도했을 정도다.
또 이전총리의 임명배경에는 이전총리가 대구 경북(TK)출신이라는 점에서 김윤환 전대표의 입지를 축소시키려는 의도도 내포되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있다. 김전대표는 겉으로는 "여당의전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정치 신인의 급부상에 따른 우려를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가일각에서는 여야를 넘어 인맥을 광범위하게 형성하고 있는 이전총리가 야권의 제3 후보로 부각될 소지를 아예 없애버리기 위해 그를 전격적으로 상임고문에 임명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그러나 이전총리가 당 상임고문에 임명되었지만 대선후보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우선 당내에 뚜렷한 지지기반이 없다는 게 결정적인 약점이다. 민정계의원들은 아직 이총리를 지지할 분위기가 아니고 민주계간판인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의원도 경선출마 의지를 더욱 굳히고 있어 이전총리를 지지할 여력이 없다.
게다가 최근 일련의 사태로 김대통령이 의원들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상황도 아니고 또 최근 대국민담화 발표때 자유경선 방침을 피력한 바 있어 노골적으로 이전총리를 지원할 입장도 아니다.그리고 이전총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본인이 당장 적극적으로 대선도전행보를 하지 않는 한당내세력을 확보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는 시각이다.
다만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대선주자 반열에서 떨어져 나간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의원측이 이전총리의 당 상임고문 임명에 호의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는것이다. 대안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민주계가 돌파구를 마련했을 것이란 짐작도 있다. 그러나 민주계도 예전과 같은 단합을 기대하기어렵고 또 최고문과 김의원이 이제 대통령의 말을 고분고분 들을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민주계의 향후 대응도 간단치가 않다.
다만 정가에서는 대선주자가 난립함에 따라 오히려 대선경쟁의 불꽃을 점화시키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인제경기도지사가 조만간 대선도전 입장을 밝힐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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