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뿌리 썩는 한반도

"도기현〈사회2부장〉"

나무는 뿌리와 줄기, 잎으로 구성돼 있다. 뿌리는 수분과 영양분을 줄기를 통해 공급하고 잎은 탄소동화작용으로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들은 각기 다른기능을 갖되 모두가 나무라는 생명체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있다.사람도 마찬가지. 발과 팔의 움직임은 대뇌·소뇌라는 중추기관에서 지배하며 뇌가 왼쪽으로 가라하는데 발이 오른쪽으로 갈리없다.

*北은 기아 南엔 한보풍랑

우리는 지금 남북이 안팎 곱사등이가 되고 있다.

북은 기아에 허덕이며 죽어가고 있고 남은 한보라는 거대한 풍랑에 경제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그러면서도 북의 정권은 굶어죽는 국민은 아랑곳없이 3년전 죽은 김일성의 85회생일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쓰고 먹을것도 없는 전 농장에 3개월치 '애국미'를 내라고 닦달한다.남쪽은 어떤가. 부도업체는 속출하고 자동차는 수출이 안돼 조업단축하고 기업마다 감원으로 실업자가 늘고있는데 이를 다스려야할 정치권과 정부는 한보사태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한보청문회서는 하나같이 "모른다"며 몸통숨기기에 바쁘고 한보로부터 돈받았다고 명단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오리발이다.

검찰에 불려가 증거를 들이대면 측근들이 받았다고 핑계다.

입법수장까지 불려간다니 할말없다. 어찌 돈준기업이 한보뿐이며 돈받은 사람이 이들 뿐이랴.*망하는 연습하는 건지

도대체가 이 부도덕한, 부정직한 자들을 누가 국회로 보냈는가?

남북이 똑같이 심장부·대뇌중추기관에 지금 구멍이 뚫렸다.

중심부가 이러니 팔다리야 제팔 제흔들기가 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동족이 먹을것이 없어 들판을 헤집다 죽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연간 8조원의 음식쓰레기를내다버리고 있다.

나라꼴은 엉망인데 거리엔 외제차 홍수요 초등학생 가방속엔 외제학용품이 절반이나 된다.멀쩡한 아파트에 웬 이태리가구와 붉은 대리석인가? 그런데도 부끄러움을 모르는것 같다.공무원들은 아예 복지부동이고 되는쪽보다 안되는쪽으로 생각한다.

이같은 현상은 지도자가 강력한 지도력을 잃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정말 남북이 모두 자빠지고 망하는 연습이라도 하는건지 걱정이다.

그많은 국회의원중에 "그래 정태수한테 돈좀 받았다. 한달에 2~3천만원하는 사무실경비에도 쓰고지역구 관리하자니 어쩔수 없었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양심선언이라도 하는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속시원해 지겠다.

*부끄러운 지도자는 그만

요즘 외국에 나간사람은 너나 할것없이 곤욕을 치른다고 한다.

"한국에 무슨일이 터졌느냐. 난리를 피해 나왔느냐"는등 질문공세에 몸둘바를 모른다는것.이판에 오던 바이어인들 돌아서지 않을리 없다.

그러나 국민상당수는 묵묵히 제할일을 하면서 나라장래를 걱정한다.

최근 크게 확산되고 있는 북한주민돕기운동에서 보듯이 동포애도 결코 약해지지 않았다.문제는 권력과 정치의 중심부에 있는 사람들이다.

모두가 좀더 정직해 지자.

돈먹고 부정직한 사람은 모두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판을 다시짜자.

콩을 콩이라할때 믿어주는 사회가 그립다.

굶어가는 북한어린이를 위해 제3국을 통해 밀가루를 보낼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우리배로 보내주는 떳떳함이 아쉽다.

남북 모두 수뇌부에 위치한 사람들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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