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정치권의 위선과 비리가 추악하고 불결하게 느껴진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노동법파동과한보사태로 시작된 비극의 드라마가 진실을 덮어두고 국민을 속이려고만 하는 정치권의 실상을너무나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문민성과 도덕성을 그토록 강조했던 현정권마저도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채 벼랑에 서게 되었으니, 국민들의 허탈과 좌절은 이루 형언할 길이 없다.
**대선자금 고리풀어야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도 9개월여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권위가 땅에 떨어졌으니, 국정의 공백은불을 보듯 뻔하다. 나아가 김현철의 비리의혹도 대선자금과 연결된 고리를 풀지 않고서는 쉽사리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대선자금에 대한 의혹을 당사자가 스스로 정리하지 않고서는 다음단계의 더아픈 비정의 드라마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것은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와 같아서 어디엔가 충돌해야만 안정된 상황을 찾게 될 것이다. 따라서 파국을 피하기 위한최선의 해법은 결국 대선자금에 얽힌 진실을 당사자들이 먼저 고백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음과같은 이유때문이다.
첫째는 당사자들의 진솔한 해명없이는 국민의 불신과 의혹에서 헤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다시 권리의 누수와 국정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기득권의 프리미엄 감소를 즐기는 계층에서는 이런 불안정한 상태의 정국을 더 연장시키려 할 것이다. 또한 이 문제는 대선 주자들의 고정메뉴로등장할 것이며,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정부의 힘의 공백은 더 깊어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젠가는 밝혀질 수밖에 없는 진실을 스스로 고백하여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정도(正道)를 선택하여야 한다. 간혹 거론되는 헌정의 중단은 해명의 내용과 진실성에 따라 차후에 거론되어야 할 과제이다. 중요한 것은 먼저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고, 다음은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것이문민성의 핵심이다.
**편법은 새로운 禍자초
둘째, 대선자금에 대한 명확한 설명없이는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없기 때문이다. 사실이 이러하고, 어떠했기 때문에 과거를 귀감으로 삼아 선거제도를 과감히 선진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실현시켜야만 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 더이상 불신과 추악과 불결로 뒤범벅된 정치제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비극적 종말을 자초하는 정치적비리를 더이상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업인이 정치인에 줄을 대고 쉽게 성공하는 풍토를 용납해서도 안된다. 이러한 개혁에 얼마나 확고한 의지와 힘이 실려있는가는 바로 과거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진솔한 해명이 대전제가 된다.
셋째, 대선자금이라는 뇌관을 건드리지 않고 사태를 풀어보려는 시도는 결국 차선(次善)의 선택에불과하다. 언론에 회자하는 시나리오대로 막연한 해명이나 내각제 개헌으로 위기를 탈출하려는것은 모두 편법에 불과하다. 오늘의 편법은 항상 내일의 화를 자초하고,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나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정도를 따라 오늘보다 내일을 지향하는 해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正道따른 해법 선택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문민정부가 출범할 당시 90%%가 넘는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자. 정치적 인기의 무상함이 그지없다지만, 과연 어디에서부터 그러한 지지가 비롯되었는가?그것은 문민성의 기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참신한 정치풍토에 대한 소박한 국민정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민이 알고자 하는 진실을 멀리할수록 국민도 정권으로부터 멀어지기 마련이다. 진실을 말하고 남은 임기중에 비리의 온상이 되어왔던 정치구조를 개혁한다면, 문민정부의 역사적 평가는 현재의 위상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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