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구 노인들이 무료함을 달래며 친구도 사귈수 있는 최대의 노인휴식 공간인 대구 달성공원. 그 달성공원 일대에 가난한 노인 주머니마저 훑으려는 젊은 범죄꾼들이 설친다. 장난 화투판에 끼어들어 1백원짜리 판을 1만원짜리로 키운 뒤 싹쓸이해 가는 도박꾼, 마음 허전한 노인의 약점을 파고들어 2만~3만원의 거액(?)을 털어내가는 매춘부들…. 그러나 경찰이나 구청이나 나몰라라 다.
특히 심한 곳은 공원 입구. 이곳에서 점당 10원짜리 심심풀이 고스톱판은 사라진지 오래다. 천원짜리 지폐 조차 보기 힘들고 온통 만원짜리 잔치 다. 물론 처음엔 노인들의 시간보내기 놀이로시작됐다. 그러나 30대 안팎의 젊은이들이 교묘하게 판을 만들어 노인 주머니 훑기를 시작했다.골목마다 벌어지는 윷판에서도 한판당 수만원이 오간다. 주민들은 도박판에서 노인들의 돈을 뺏는 폭력배까지 극성을 부려 동네 전체가 살벌할 지경 이라고 통탄했다. 어느 주부는 한꺼번에 한달 용돈을 털려 집밖 출입을 못하는 시아버지의 사연을 알고는 범죄꾼 처벌을 호소하기도 했다.노인들이 이곳을 주로 찾는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시 사이. 3백여명의 노인들이 옹기종기 모여부채로 더위를 쫓는다. 그러나 인근 여인숙에 터잡은 20여명의 여자들도 나서 이들을 그냥 두지않는다. 노인 상대 매춘.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 매춘부들이 노인을 이끌고 여인숙으로향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30여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 왔다는 이건호씨(49)는 자식으로부터 얻은 쌈짓돈을 매춘부나 노름꾼에게 뺏겨 빈털터리가 된 노인을 많이 봤다 고 했다. 매춘이 많아지자 동네 주부들까지 매춘부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탄했다.
최모 할아버지(70·중구 동인동)는 몇몇 노인들이 매춘과 도박에 빠져 선량한 노인들의 쉼터를위협하고 있다 며 노인에게 마땅한 일과 쉴곳이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 이라고 답답해 했다.그러나 경찰과 구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집에서 밖으로 내몰린 심심한 노인들인데 무슨 심각한 문제가 있겠느냐 며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이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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