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천년 앞두고 지난 천년 재조명한 문명예견서

"지난 1천년 거울삼아 다음세기 거인을 꿈꾼다" 서기 2000년. 2년 앞으로 다가왔다.

1천년 동안 인류가 겪은 경험은 다음에 시작되는 1천년에도 반복될까.

새 천년을 앞두고 지난 천년을 재조명한 문명예견서 '밀레니엄 상·하'(한국경제신문사 펴냄)와기원전 2000년~1000년까지 1 천년간의 구약시대 이스라엘과 중동의 역사를 기술한 '성경이야기 1·2'(한길사 펴냄)가 독자들을 끌고있다.

1천년을 뜻하는 '밀레니엄'은 영국 역사학자 펠리프 페르난데스-아메스토가 문명의 운명을 다뤘다. 유럽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이슬람 중국 중남미 등 그동안 세계사 서술의 조연으로 홀대받았던 지역을 당당히 주연으로 내세워 진정한 세계사정립을 목표로 했다.

다른 민족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세계사를 주도한 몇몇 민족의 힘은 태평양 주변국가에서대서양 주변국가로 다시 태평양국가로 옮아갔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

지난 1천년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3백20여장의 사진과 함께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 적응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정착민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복음전도사들, 새로운 무역시장을 찾아나서는 무역업자, 낯선 국민들을 희생시킨 정복자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서유럽이 세계지배의 기틀을 다졌다고 알려진 중세 말만해도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조선술항해술은 유럽보다도 큰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화약 나침반 등을 먼저 발명하고도 동양이 서양에 주도권을 내준 것은 그 활용과 응용노력에서 뒤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그러나 20세기 후반들어 세계최대의 영향력을 가지는 국가로 화교의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중국을 들고 한국 일본과 함께 세계사의 주역으로 떠오른다는 전망이다.

저자가 상상으로 만든 은하박물관 '서기 1000~ 2000년의 지구'에서는 의미있는 사건들로 가득한데 한국에서 나온 진열품도 상당히 많다. 새로운 산업국가들에 눈부신 본보기였던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가장자리에서 특수한 능력을 과시한 생생한 증거가 되며 깨어나는 거인이라고 적고있다.종교전쟁, 프랑스·러시아 혁명 등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재고품들은 창고로 돌려보내고 낯선 것들을 들창으로 끌어냈다.

'성서이야기 1·2'는 정당정치의 막을 내리게 한 비운의 총리 이누카이 쓰요시의 손녀인 이누카이 미치코가 구약시대 메소포타미아의 역사와 그곳에 거주하며 살았던 구약민의 생활사 등을 재미있게 소개한 책.

이 시대 각 부족의 역사와 성서에 등장하는 다윗 솔로몬 같은 주요인물들의 삶이 민족적 문화적배경과 함께 서술되는 성경같지 않은 성경이야기다.

성서에 대한 대담한 해석과 저자의 힘있는 필치는 거대한 장편 서사시처럼 성서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한다.

〈李春洙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