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분위기 정발협 앞날은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않겠다던 신한국당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다수세력의이수성(李壽成)후보 지지표명을 둘러싸고 내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5일밤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열린 심야회의에서 이수성후보 지지로 서명을 한 합의서가발단이었다. 이후보 지지측은 만장일치로 합의한 서명이었다는 주장이고 반이수성측은 이후보지지 합의서명이 아니라 정발협간부들의 행동통일 서명이었다는 주장이 엇갈렸다.서청원간사장은 7일 "5일밤 이수성후보 지지를 합의해 놓고 지금와서 이야기를 달리하고 있다"며"정발협의 간사장 직을 내놓고 모든 활동을 중단할것"이라고 말했다. 서간사장의 이날 발언은 5일밤에 서석재공동의장과 김운환의원등이 모두 이수성 쪽으로 합의해 놓고 타 진영의 반발이 나오자 합의를 깼다는 주장이었다. 서간사장은 이날 김의원을 향해 폭언까지 써가며 불만을 표시했다.이에 대해 서공동의장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중립고수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측근의말이었다. 5일밤에 이뤄진 서명도 이수성지지 서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운환의원과 유성환전의원도 같은 말을 했다. 이수성지지가 아니었는데 합의서가 둔갑했다는 주장이었다. 김의원도 서간사장을 향해 "인간의 도리가 안 돼 있다"고 맞비난을 퍼부었다.

7일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도 권정달운영위원장등 이수성후보 지지파들은 이후보 지지유도를 위해총공세를 펼쳤다. 합의를 깬 반이수성측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본선의 경쟁력 즉 영남권표를 모을 수 있는 이후보가 적임자라는 주장이었다. 만일 신한국당의 후보로 이회창 이인제후보가 되면 영남권표의 분산 내지 영남권후보의 출마를 촉발할 수 있고 정권재창출은 불가능하다는논리였다.

그러나 반이수성파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합동연설회와 여론추이 그리고 괴문서사건 최형우(崔炯佑)고문계의 의견 등 앞으로도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조기결정은 불가하다는 이유를 들어반대했다. 이들은 10일까지는 기다려보자는 주장을 폈다. 결국 이날 회의는 격론만 오간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권정달운영위원장 이재오기획단장 김찬우의원등 정발협 지도부 상당수는 여전히 이후보지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사실상 이후보의 경선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김운환의원과 유성환전의원과 일부 소장파등 이인제(李仁濟)후보 지지세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신한국당내 최대세력인 정발협의 행동통일은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양측의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있어 정발협은형체만 남았을 뿐 사실상 제갈 길을 갈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다 7일 독일을 다녀오는 최형우고문측 인사들의 의사결정이 변수로작용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최고문계열도 이수성파와 이인제파로 이미 갈려져 있어 또한 행동통일을 이루기힘들어 보인다. 때문에 정발협내 다수의 이수성후보 지지움직임은 이인제파와 김덕룡(金德龍)파등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 확실하고 이회창(李會昌)파들의 조기이탈을 불러 올 전망이다.한편 이수성지지파들은 이같은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파세력이 60~70명수준으로 정발협의 최대다수세력임이 확실하다는 판단아래 개인자격으로라도 이수성지지를 행동으로 옮길 방침이다.다만 그 시기는 연기될 전망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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