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물증 처리 안팎

청와대는 신한국당 박찬종후보와 이회창후보간 금품살포공방의 '불씨'가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쪽으로 비화되는데 대해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입장은 비교적 단호한 편이다.

청와대는 박후보가 금품살포 증거자료를 당선관위에 제시하지 않고 16일오전 청와대에 전달한데대해 유쾌하지 않은 반응이 역력했다. 이는 청와대가 정치공방이나 당내쟁점의 무대가 돼서는 안된다는 이유때문.

김대통령이 물론 당총재이긴 하지만 신한국당 경선에서의 중립의지를 기회있을 때마다 천명했고,이에 따라 박후보가 제기한 금품살포주장은 어디까지나 당선관위가 판단해서 처리할 문제이지 당총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성질의 사안이 아니라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따라서 청와대는 박후보가 전달한 관련자료를 접수는 하되 이를 김대통령에게 보고한뒤 당선관위로 넘긴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기본적으로 박후보가 제시한 관련자료는 당선관위에 넘기는 게 원칙"이라며 "이번사안은 김대통령이 전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당내부문제는 검찰로 가지 않는 게 오랜 관례"라며 "박후보가 제시하는증거자료도 청와대는 경유지일 뿐 모든 것은 당선관위에서 판단해 처리케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고위관계자는 "청와대는 관련자료를 받아 이를 검찰에 넘기는 곳이 아니다"며 "김대통령이모든 상황을 보고받아 사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오늘오후 신한국당 이만섭대표서리로부터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말씀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용태비서실장은 이날오전 10시 5분께 수석회의를 주재하다 박후보의 대리인자격으로청와대를 방문한 안상수위원장(인천 계양·강화갑)을 만나 박후보가 김대통령에게 보내는 서류봉투를 전달받았다.

A4용지 크기의 흰색 서류봉투에는 이후보측의 '금품살포' 주장과 관련된 증거자료는 없고 다만김대통령에게 보내는 서신만 들어있는 것으로 보였다.

안위원장은 '그 안에 증거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증거자료까지 꼭 김대통령에게 보여드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후보측이 이날 전달한 자료가 만약 김대통령에게 보낸 서신뿐이라면 이는 당초 박후보가 밝힌금품살포증거자료 제시와는 거리가 먼 것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김실장은 안위원장으로부터 서신을 전달받은 뒤 "서신을 김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하고 수석회의에 다시 참석했다.

김실장은 이어 수석회의를 마친뒤 청와대 본관으로 올라가 김대통령에게 금품살포공방및 이와 관련된 정황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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