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속의 과학-애들이 6㎜로 줄었어요

"질량보존 법칙 에 어긋나" 얼마전 TV에서 방영되기도 했던 영화 애들이 6㎜로 줄었어요 (Honey, I Shrink the Kids)는 어린이를 위해 만든 만화책 같은 영화다. 디즈니사가 3탄까지 만들어낸 이 시리즈를 보기 전에 우리는 사람을 마음대로 줄이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이 영화는 레이저 라면 사람들을 6㎜크기로 줄일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레이저 만능주의 로 대중을 우롱하며, 사춘기 아이들 4명을 차례로 줄인다. 엉뚱하게 줄어든 4명의 소년 소녀들은 자신들의 집앞 잔디 한복판에서 갖가지 모험을 겪게 된다. 벌레들과 사투를 벌이기도 하고, 과자부스러기로 4명이 배불리 먹기도 한다. 그러면서 소년은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집안은 화목을 되찾는다는 미국 특유의 가족주의가 이 영화의 주제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사물을 기분좋게 축소하는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우주는 질량보존의 법칙 이라는 절대원리의 지배를 받고 있다. 질량을 가진 물체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든 간에반응 전과 후의 질량에는 변화가 없어야 한다. 질량은 에너지와 등가이므로 만약 에너지의 형태로 많은 질량을 저장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E=mc2)에 따르면우라늄 붕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야만 한다. 아이를 인형의 집에서 재우기 위해 지구를 날려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설령 질량보존의 법칙 을 피해갈 수 있다 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도처에 산재해있다. 만약 우리의 몸이 1천분의1로 줄어든다면 우리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피부의 면적은 1백분의1 정도밖에 줄지 않을 것이다. 부피는 길이의 세제곱에 비례해서 줄어들지만 면적은 제곱으로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전에 비해서 피부 면적이 부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해서열손실이 커지게 될 것이다. 피부는 끊임없이 외부와 열을 교환하기 때문이다.애들이 줄어든다면 아마도 그들은 영화속에서 내내 잃어버린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끊임없이 먹어야만 할 것이다. 한 순간에 커졌다가 마음대로 줄어드는 공상은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것이지만 상상으로 그칠 일이다.

정재성(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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