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중독 약물중독보다 더 무섭다

'시간이 많은 가정주부와 학생들은 인터넷 중독을 조심하세요'

인터넷이 도박이나 알코올 마약처럼 중독되면 일상생활을 파괴할수 있는 요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美)심리학회에서 피츠버그대 킴벌리 영교수는 정보검색, 채팅,전자메일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약물 또는 알콜 중독자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사실은 '인터넷 의존성향'을 갖고 있는 3백60여명의 미국과 다른 나라의 인터넷 접속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진 것이다.흥미로운 사실은 직업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컴퓨터관련 하이테크 노동자들보다 오히려시간적 여유가 많은 가정주부 학생 퇴직근로자들이 인터넷 중독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영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하이테크 종사자들이 전체 인터넷중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으나 주부 학생 퇴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나 됐다.

영교수는 이들은 니코틴 중독자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고 보고했다. 대부분 중독자들은 1주평균 40여시간을 인터넷에 접속하지만 그들의 일차적인 관심은 채팅이나 게임이며 교육적으로 유용한 정보검색에는 흥미를 갖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게임을 벌일 수 있다는 인터넷의 특성은 실생활에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무척 매력적이란 얘기다. 영교수는 "이들은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거나 중단하려고 시도해보지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인터넷에 접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교수의 이같은 분석에 대해 알코올 담배 약물과 같은 물질에 적용되는 '중독'이란 개념을 인터넷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지못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즐거운 도피공간으로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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