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유업체들의 해외진출은 당초 기대대로 성공적인가. 또 국내섬유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인건비와 땅값. 생산요소비용만 따진다면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지는 한국보다 경영환경이 훨씬 좋다.
스리랑카 섬유업체의 생산직 근로자 월급은 40달러 안팎. 스리랑카 진출의 가장 좋은 이점은 현지에서 유럽, 미국 등지로 수출할때 쿼터규제를 받지 않는 다는 점. 외환관리가 자유롭고 15년간수입원자재에 대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어려움도 많다. 인건비와 전기세 등 생산비용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전력사정이 좋지 않아선지 사용료가 한국의 2배에 달한다. 노동생산성은 떨어져 한국인 1명이 할일을 3~4명이 해야될 정도다.
문화와 생활습관의 차이로 풍부한 인력이 있지만 이를 '산업인력'으로 활용하기까지에는 상당한시간과 투자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스리랑카보다는 전기, 통신,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매년2백50만명의 경제활동 인구가 배출될 정도로 노동력이 풍부하다. 생산직 월급은 1백달러 정도. 특히 인도네시아는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나라자체가 '2억인구'라는 세계에서 네번째로큰 내수시장이다.
SKKI 최동주 사장은 "국민소득이 현재의 2배인 2천달러 수준이 되면 폴리에스테르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환경의 장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제를 시행중인데 임금이 연간 15%% 급상승하고 있다는것. 지난 5년동안 임금이 2배로 뛰었다.
현지업체들은 향후 15년간 저임금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저임금'만을 기대하고진출해서는 더 이상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한이 설립한 현지법인 야삼의 최덕천 부사장은 "지난 89년부터 91년까지 저임금의 효과만 기대하고 잇따라 진출한 한국 봉제업체 중 70~80%%가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뿐만아니라 중국등지로 국내 섬유업체들의 해외진출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진출은 기업의 생존차원과 함께 시장확대, 글로벌경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국내산업의 공동화, 후발경쟁국으로의 기술이전, 경쟁력 약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업체의 한 임원은 "해외생산기지에서 한국에서 만드는 것과 같은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없는것은 물론 공멸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생산비용이 낮은 해외에서 만든 제품이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중저가의 제품을 만든다면 국내에서는 이와 다른 고급제품을 만드는 식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해외진출에 따른 기술이전도 역시 심각하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한국섬유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경쟁국이다. 여기에 선경은 국내보다 큰 규모의 현지 최대의 원사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11월중고합도 원사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는 현지 직물산업의 발전속도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결국 한국섬유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다.영남대 섬유공학과 김준호 교수는 "국내업체들의 기술 및 제품개발 없이 해외진출이 가속화된다면 이는 결국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나아가 산업공동화가 유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구조적 위기상황에 놓인 대구경북섬유업계의 구조개선이 시급하며 이를 위한 연구작업이 진행중이다. 구조개선사업의 하나로 생산시설의 해외이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섬유산업을 포기하지 않는한 선별적인 해외진출이 이뤄져야 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지역섬유단체 한 관계자는 "개별 업체들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그렇고 국내섬유산업전체를 생각해서라도 해외진출에 대해 자율적인 조정을 할 수 있는 전략적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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