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당 총비서직 승계후의 責務

김정일이 마침내 노동당 총비서직을 공식 승계했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유훈통치를 끝내고 북한의 최고통치자 자리에 오른 것이다. 김정일은 지난달 21일 평성시에서 열린 평안남도 대표회를필두로 연이어 열린 시도 대표회에서 당총비서로 추대되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10일을 기해 공식 추대된 것이다.

김정일의 당총비서 공식추대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이미 예상됐던 것의 실천일 뿐이다. 따라서 3년3개월간의 김일성 유훈통치가 끝났다 해도 김정일 체제하의 정강정책이 새로 수립되는 것도 아니며 북한의 내부사정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다만 과도체제가 정상체제로 전환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내용이 중요한 만큼 형식도 중요하듯 김정일은 이제 새로운 의관(衣冠)을 정제했으니 책임과 의무가 훨씬 불어났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이후 인민군최고사령관및 노동당정치국 상무위원겸 비서 그리고 국방위원장직을 맡아 실질적 통치권자였지만 당을 장악하는 총비서직의 공식 승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정일은 유훈통치기간중 경제는 경제일꾼에게 맡기고 자신은 군의 결속을 위해 군부대 시찰에만전념해 왔다. 이제는 당총비서로서 나아가서 국가 통치권자로서 국방은 물론 외교와 경제에 까지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그런데도 김정일은 9일 오후4시 평양체육관에서 있었던 노동당 창건 52주년기념 중앙보고대회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추대형식의 총비서직만을 슬그머니 받아들였다고 한다.

물론 김정일은 김일성의 카리스마를 이어받지 못해 대중연설을 통해 군중을 휘어잡을 능력이 없겠지만 총비서직을 공식승계하는 자리에선 북한주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당을 대표해서 국가의 책임을 위임받는 자리에서 아무 말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다.

김정일로 대표되는 북한이 해야할 일은 아주 많다. 우선 식량난 해결이 급선무이며 둘째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농업혁신이 필요하며 셋째, 적극적 대외정책을 통해 주변 선진국과 손잡는 일에매달려야 한다.

그 길은 개혁과 개방의 길외에 딴길은 없다. 북한의 살길은 도처에 널려있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 순간에도 가능하다. 냉각기를 겪고있는 4자회담과 남북한간의 대화재개 그리고 북·미간 북·일간의 수교협상등을 마음을 열고 풀어나간다면 쉽게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김정일의 당총비서 공식승계가 북한의 살길과 연결되는 노둣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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